[란코프] 남북의 새로운 격차, 통일의 열망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20-08-27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북한을 연구하는 많은 남한 기관 중 대표적인 곳은 통일연구원입니다.

이 연구원은 최근 남한 인민들이 북한에 갖고 있는 생각을 분석한 국민통일의식조사’라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는 남한 사람들의 북한에 대한 관심이 세월이 갈수록 줄어든다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이번 조사에서 남한 사람 61%가 북한에는 관심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북한 사람들은 남한에 대한 관심이 많고, 자신들처럼 남한 사람들도 북한에 관심이 클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미 잘 아는 내용입니다.

북한에 대해 관심이 있는 남한 사람들은 50대 이상입니다. 나이가 많은 남한 사람들 중엔 북한의 김씨 정권을 무너뜨리고 북한 인민을 해방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는데요. 반대로 50대와 60대 초반 사람 중엔 친북 경향을 가진 사람도 있고 민족 단결이나 연방제 통일에 관심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남한의 젊은 세대들에겐 북한은 그저, 언어가 비슷하지만 매우 이상하고 낙후한 독재국가일 뿐입니다. 통일교육은 남한에서 여전히 진행되지만 청년들은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남북한이 평화적으로 공존한다면 통일이 필요 없다는 의견이 55% 나왔는데 이는 4년 전보다 11%나 늘어난 수치입니다. 그리 놀라운 결과는 아닙니다. 북한은 민족을 결정하는 것이 피와 언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세계 역사를 보아도 맞지 않는 주장입니다. 유럽에서 도이칠란트, 오스트리아, 스위스는 같은 언어를 쓰지만 그들은 서로 같은 민족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남북한도 분단된지 벌써 70년이 지났습니다. 거의 교류와 접점이 없는 상태에서 같은 민족으로 보기는 세월이 갈수록 어려울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남북한 격차는 매우 심합니다. 사실상 세계에서 남북한만큼 생활수준의 격차가 큰 이웃나라는 없습니다. 그 때문에 남한 사람들은 북한과의 통일이 큰 경제부담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러시아 사람인 제 입장에선 남북한 통일은 장기적으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같은 남한 청년들의 경향을 볼 때 통일이 앞으로 20~30년 이내에 이뤄지지 못한다면 통일의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입니다.

물론 북한은 갑자기 무너질 수도 있지만 그 가능성은 별로 높지 않은 것 같습니다. 또 남북한 정권이 갑자기 통일을 선포할 가능성도 거의 없습니다. 그래도 북한 인민들은 여전히 남한 사람들이 열심히 통일을 열망하고 있다고 믿고 있을 겁니다.

흥미로운 것은 북한 간부들의 생각도 같다는 겁니다. 이것이야말로 남북한의 새로운 격차입니다. 남북한은 경제격차뿐만 아니라 통일에 대한 열망에서도 날이갈수록 격차가 커지고 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