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남한에서 커지는 북한에 대한 불신과 무관심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9-10-31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최근 남한 신문을 보면 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거의 한 달 정도 남한언론에서 북한 관련한 언급이 줄었습니다. 물론 그 한 달 동안 북한 관련 사건들은 있었습니다. 스웨리예(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미북 실무회담이 실패로 끝났습니다. 또 지난주엔 평양에서 매우 이상한 남북 축구경기도 열렸습니다. 한편으로는 김정은이 백두산에 가서 백마를 타고 인민의 분노가 있다는 위협도 했으며 또한 금강산의 남한 재산들을 철거하겠다고도 했습니다.

물론 남한의 한겨레신문이나 경향신문 같은 친 정부 매체들이 이 사건들에 대해 시끄럽게 보도하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북한 선전일꾼들의 주장과 달리 문재인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북한과의 협력, 교류를 열심히 지지하고 또 제안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남한정부의 제안을 무시하고 비난하는 것에 대해 남한의 친 정부 매체들이 열심히 보도할 이유가 없습니다.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을 열심히 반대하는 보수파 세력들도 이들 사건에 대해 생각만큼 열심히 언급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아마 작년이나 올해 초에 이와 같은 일이 생겼더라면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파 언론들은 첫 장부터 이들 사건을 열심히 보도하면서 정부를 많이 공격했을 것입니다. 물론 보수파 언론의 이런 경향이 지금도 없지는 않지만, 남한 정치를 오랫동안 관찰해 온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수준과 강도도 매우 약합니다.

이러한 상황은 남한에서 지금 북한에 관한 관심이 약해진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북한 사람들 대부분은 남한에 대해 관심이 많기 때문에 남한 사람들도 북한에 대해 관심이 많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남한에서 북한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사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마흔 살 이하의 사람들은 북한에 대해 관심이 거의 없습니다. 그들은 어릴 때부터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교육을 받긴 했지만 절반 이상이 사실상 통일이 안 되어도 좋거나 통일이 싫다는 의견을 가집니다.

그러나 작년 남한에선 꽤 예외적인 상황을 볼 수 있었습니다. 2018년 4월 판문점 남북 수뇌상봉과 6월 미북 수뇌상봉 덕분에 남한에선 갑작스럽게 북한에 대한 관심이 아주 높아졌습니다. 흥분도 커졌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수십 년 동안 해결되지 못한 남북문제가 즉시 해결될 듯한 기대를 가졌습니다.

그러나 몇 달 뒤 이 관심이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1년 전에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희망했던 평화체제가 올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당시에 많은 사람들이 믿었던 비핵화, 평화체제 등은 모두 그저 듣기 좋은 말처럼 보입니다.

그 희망이 무너지자 반대로 실망이 고조되었습니다. 지금 남한 집권세력인 진보파는 이 사실을 당연히 알겠지만 정치적 이유 때문에 인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진보파도 어느정도 현실을 깨달아서, 이전처럼 시끄럽게 희망을 이야기하지는 않습니다.

지난 1년 반 동안의 쓰라린 경험과 실망은 남북관계가 더욱 멀어지는데 어느정도 이바지한 것 같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