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북한 해외 식당 얼마나 문 닫았나

란코프 ∙ 국민대 교수
2023.11.23
[란코프] 북한 해외 식당 얼마나 문 닫았나 중국 단둥의 한 북한식당에서 종업원들이 공연을 하고 있다.
/AP

란코프 교수
란코프 교수
얼마 전 동남아 국가, 라오스에 위치한 한 식당이 국제기관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식당 이름이도쿄 스시’(Tokyo Sushi)인데 겉으로는 일본 식당처럼 보이지만 입구 옆에 한자뿐만 아니라 북한식 필기체 한글 간판이 있습니다.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서 해외에서 운영하는 식당 중 하나입니다.

 

UN 안보리 결의에 따라 2019 12월까지 모든 해외의 북한 식당은 문을 닫아야 하고 그 직원들도 북한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따라서 라오스에도쿄 스시란 북한 식당이 있다는 것은 국제법의 위반입니다. 라오스 측은 북한 식당을 보호할 이유가 없어 이 식당도, 북한 해외 식당 대부분처럼, 머지않아 문을 닫을 것입니다.

 

북한 해외 식당의 역사는 1980년대부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 북한에서 외화벌이 바람이 세게 불었고 수많은 무역 회사들이 외국에서 식당을 열면 돈을 잘 벌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수출할 수 있는 상품이 많지 않은 북한의 상황을 감안하면 식당은 해외에서 외화벌이를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는 사업입니다. 식당을 창업하기 위한 밑천은 그리 많이 들지 않았고 고급 시설이나 복잡한 기술도 필요가 없었습니다. 다른 입장에서 보면 바로 이런 이유로 자본주의 나라들에서 매년 새로운 식당이 셀 수 없이 많이 생기고 그만큼 많이 문을 닫습니다. 바꿔 말하면 식당업은 들어가기 쉽지만 살아남기가 어려운 산업입니다.

 

처음 북한 식당은 중국, 러시아, 동남아 여러 나라에 문을 열었고 나중에는 중동, 유럽에도 생겼습니다. 그러나 유럽은 소수였고 북한 식당 사업의 중심지는 중국이었습니다. 북한 식당이 가장 많았던 시기는 2016년이었습니다. 당시 세계 곳곳에는 130개 정도의 북한 식당이 있는데 그중 4분의 3은 중국에 있었습니다. 이 시기, 북한 식당들이 국가 예산으로 바친 돈은 최소 매년 4천만 달러, 최대 매년 일억 달러로 추정됐습니다.

 

북한 사람들은 다른 사회주의 국가의 국민들처럼 해외로 가길 열망합니다. 북한 식당마다 10명에서 많게는 20명의 접대원이 있는데 이들은 노래도 잘 부르고 춤도 잘 추고 미모도 뛰어납니다. 주로 토대가 좋은 평양 간부 집 출신들이며 예술이나 음악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 미모의 접대원들이 북한 식당으로 손님들이 가는 기본 이유이기도 합니다.

 

흥미롭게도 접대원들은 보통 손님과 거리를 유지해야 하지만 때로는 북한 보위부나 정찰국이 시키는 대로 첩보 공작을 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 보도된 내용인데요, 한 한국 사업가가 버마(미얀마)에서 미인 접대원의 매력에 저항하지 못하고 거의 7년동안 접대원을 만나기 위해 식당을 오갔고 담당 보위원에 포섭돼 수만달러와 각종 물품을 건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북한 식당 산업은 2017년 이후 심한 위기에 빠졌습니다. 2017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이후 UN 안보리는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가했습니다. 여러 조치 중 하나는 바로 북한 식당의 불법 외화벌이를 금지하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북한 해외 식당의 절대 다수는 폐업했습니다. 현재 남아있는 식당은 20~30개로 추정되고 북한 식당 영업을 묵인하는 중국과 러시아 등지에서 영업합니다. 당초 러시아와 중국도 대북 제재를 지지했지만 국제 정세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입장을 바꿨습니다. 결국 이 두 국가들의 입장이 앞으로 북한 해외 식당의 생명줄을 잡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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