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워싱턴에서 사라진 북한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21.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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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1월 중순,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왔습니다. 방문 중 워싱턴의 전문가들과 관계자들을 만나고 미국 대북정책의 특징을 이해하려 노력했습니다. 이번에 제가 워싱턴에서 배운 내용 중 일부를 청취자 여러분께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미국 대북정책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북한에 대한 관심이 매우 약해졌다는 것입니다.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북한 관영언론의 주장과 달리, 원래 미국은 북한에 대해서 관심이 별로 없습니다. 물론 2017년에서 올해 초까지 트럼프 대통령 시대는 달랐습니다. 트럼프는 북한에 대한 관심이 컸고 얼마 동안 그는 자신이 진짜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우리 모두 잘 아는 바와 같이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은 실패로 끝나 버렸습니다. 예외적이었던 시기를 지나 지금의 바이든 행정부는 보통 때의 미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관심이 없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오늘날 미국 행정부는 수많은 도전과 위기에 직면해 있는데요. 국내에서 물가 상승 문제가 있고 미국 국민들은 코로나 방역 조치에 불만이 많습니다. 많은 미국인은 지금의 어려운 상황에 대한 책임을 현 행정부에 묻고 있습니다.

국제무대에서도 북한보다 훨씬 더 중요한 문제가 많습니다. 물론 핵심 문제는 중국과의 대립이지만 미국 남부 국경 지역에서 갈수록 어려워지는 국경 경비 문제도 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긴장 고조도 있고, 이란 핵 위기도 있습니다. 바꾸어 말해서 바이든 행정부가 직면한 문제가 너무 많아 북한에 신경 쓸 시간도, 의지도 없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물론 북한이 지금 조용한 것도 중요한 요인 중 하나입니다. 요즘 북한은 핵실험도, 장거리 미사일 발사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즉 북한은 2018년 초 했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발사 유예 약속을 아직 지키고 있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조심스러운 태도는 동북아에서 위기가 고조되기를 원치 않는 중국의 압박 때문일 수도 있는데요. 어쨌건 결과가 중요합니다.

북한이 지금 시끄럽지 않기 때문에 미국 유권자, 정치인, 언론 모두 북한에 대한 관심도, 걱정도 없습니다. 이것 역시 미국 행정부가 북한 문제에 관심이 없는 이유 중 하납니다. 특히 오늘날 상황을 감안하면 미국 행정부가 북한과 협상, 타협했을 때 미국 국내에서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물론 미국은 북한과의 회담은 환영합니다. 그러나 회담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흥미롭게도 북한도 비슷한 태도인데요. 북한은 요즘 신형코로나비루스 위기에 직면해 있고, 특히 중국에서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현상유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중국은 북한이 무너지지 않도록 대북지원을 조건없이 제공할 것입니다. 이제 북한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과거처럼 급박하지 않은 것이죠. 따라서 북한도 미국과 회담을 시작하려 노력할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얼마나 지속할 지 알 수 없습니다. 몇 개월일 수도 있고 몇 년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번에 워싱턴에서 느낀 것은 앞으로 얼마 동안은 미북 관계의 동결이 지속할 것이라는 겁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ANDREI LANKOV, 에디터:오중석, 웹팀: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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