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북한이 두려워하는 국가

0:00 / 0:00

얼마 전, 러시아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한 일이 있습니다. 일을 다 마친 뒤, 그 대표단은 김정일 위원장과 만났습니다. 김 위원장은 그들에게 북한 지도를 가리키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러시아는 관심이 있는 북한의 광산, 항구, 공장 등을 다 개발할 수 있다. 우리는 러시아를 두려워하고 않고 러시아의 경제 진출을 문제로 여기지 않는다."

김정일 위원장은 러시아를 두렵지 않다고 했다는 데, 바꿔 말하면 두렵게 생각하는 나라들이 있다는 것이겠죠. 지금 북한에 투자를 하는 국가는 중국과 남한 정돕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입장에선 둘 국가 다 아주 위험한 지원자 입니다.

남한에 의해서 북한에 실시되고 있는 사업은 다양합니다. 제일 대표적인 사례로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을 들 수 있습니다. 또 남한 당국에서 오는 지원은 북한 정권의 생존 조건 중에 하나가 됐습니다. 그러나 북한 정부는 이러한 지원을 경제적 측면에선 필요로 하지만, 정치적으론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요소로 봅니다. 그들이 제일 두렵게 생각하는 것은 북과 남의 인민들과 각계 인사들 사이의 격의 없는 접촉과 교류입니다.

북한 지도부는 남한이 얼마나 잘 사는지 누구보다 잘 압니다. 그러나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북한 주민이 남한의 높은 생활 수준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는 것은 너무 위험한 일입니다.. 북한 주민들이 이러한 진실을 알게 된다면 같은 민족인 남한 사람들이 즐기는 자유와 번영을 자신들의 생활과 비교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또 이런 비교는 북한 정권에 대한 신뢰를 많이 떨어뜨릴 것입니다. 특히 남북 경제협력은 남북의 불가피한 접촉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북한 정권의 입장에선 꺼려할 수 밖에 없습니다.

중국의 위험하게 보는 이유는 남한과는 또 다릅니다. 중국은 한반도 통일을 문제로 보고 북한을 지지하는 정책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북한을 완충지대로 만들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한반도의 분단과 북한이 국가로 유지되는 것이 필요할 뿐입니다. 김정일 정권이 필요하다는 의미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중국은 자국의 필요에 따라, 자신의 이익에 더 잘 맞은 정권을 평양에 세울 수도 있단 겁니다. 과거, 1950년 중반, 중국은 이미 친중국 반김일성 음모, 즉 8월 음모를 지지한 적이 있습니다. 다시 한번 김정일 정권을 대체할 수 있는 세력이 나온다면 이를 지지할 가능성은 높습니다. 그래서 김정일의 입장에서 보면 중국은 위험한 후원자입니다.

그 때문에 김정일 정권은 러시아와 같은 제3국이 북한을 지지하도록 최선을 다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북한 경제가 별로 매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중국과 남한이 북한 땅에서 사업을 하는 이유는 경제적인 이익을 보단 정치적 이유가 큽니다. 이 때문에 손해를 감수하기도 하죠. 그러나 러시아와 같은 제3국은 단순히 북한을 돈 벌기 어려운 나라로 보고 있으니 규모가 큰 사업을 할 의사는 별로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