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4일, 북한 관영언론은 전례없는 보도를 했습니다. 20초정도의 짧은 보도였는데, 보도에 등장한 평양시민은 김정은의 체중감소를 언급하고 “북한 인민대중은 체중이 급감한 통치자의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고 김정은의 고생에 대해서 많이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우리 청취자들은 이러한 보도가 전례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데요.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의 개인건강 문제는 누구든지 절대 언급하지 말아야 하는 주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방송을 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거의 확실한 이유는 북한 최고지도자에게 매우 심한 건강문제가 생겼고, 그의 와병이나 죽음까지 가능해졌기 때문에, 북한 통치자들은 주민들에게 이러한 위기를 미리 암시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24일 방송은 유일한 경고가 아닙니다. 조선로동당의 새로운 규약에는 제1비서의 직위가 설치되었는데요. 김정은에게 위기가 생기면 그를 즉각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직위입니다.
작년 4월 이후, 김정은이 한달 이상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기간은 두 번 있었습니다. 제일 중요한 사건은 작년 태양절 때 김정은이 자신의 이름으로 꽃조차 바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것을 감안하면 북한 최고통치자는 심각한 건강문제가 있다는 것을 거의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김정은은 세계 수준 의학과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치료를 잘 받고 아주 오랫동안 나라를 통치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보다 상황을 100배 잘 알고 있는 북한 최고급 간부들이 김정은의 죽음이나 와병이 초래할 위기의 준비를 시작했기 때문에, 진짜 큰 일이 생길 가능성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김정은의 죽음은 북한 체제에 치명적인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더 높습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제일 중요한 것은 북한 고급간부, 고급보위원, 장령들 등 북한을 통치하는 특권계층의 태도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어느 나라이든 독재자의 유고가 생긴다면 고급 간부들은 이것을 기회로 생각하고 보다 더 많은 권력을 얻기 위해 열심히 싸우기 시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그렇지 않을 것 같습니다. 북한 특권계층은 독재자 유고의 경우에 자신들이 내분을 벌이기 시작한다면 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체제가 무너진다면 북한 엘리트 계층은 아무 미래가 없습니다.
물론 김정은 유고 또는 와병의 경우, 고급간부들이 분열과 대립을 시작할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그래도 다른 나라에 비하면 그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 통치자들이 사전에 준비를 시작했다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북한 국내 정치를 감안하면, 김정은 본인이 이 준비작업을 허락했고 직접 참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는 참혹한 독재자입니다. 그러나 세계역사에서 자신의 죽음이 야기할 위기를 미리 준비하려는 독재자는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북한 특권 계층의 입장도, 김정은의 개인 성격도 감안하면, 김정은의 유고나 와병은 체제붕괴를 초래하지 않을 가능성이 비교적 높습니다. 몇 년 후에 여러 북한 도시의 영생탑에서 김정은이라는 글자가 생길 수도 있지만, 영생탑은 여전히 잘 남아 있고 나라의 체제도 거의 바뀌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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