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소련과 북한, 둘 다 공산 국가였습니다. 북한 공산주의는 소련제 '수입품' 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북한 체제는 소련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소련 출신인 제가 경험했던 소련, 즉 1960-80년대 사이의 소련은 김일성 시대의 북한과 거리가 멀고 멀었습니다.
1956년 이후에 소련 정부는 김일성이 '수정주의'로 정의한 개혁 정책을 통해 스탈린의 살인적인 독재를 단계적으로 철거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과적으로 1980년대에 들어와서는 소련 사회의 모습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1970 - 80년대의 일반 소련 국민들은, 공산주의 체제 아래서도 북한 주민들보다 훨씬 더 자유롭게 살 수 있었습니다.
당시 소련의 책방에선 외국책, 신문, 집지도 팔았습니다. 일반 소련 국민들도 돈만 있으면 사회주의 진영 국가들을 여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외국 방송을 쉽게 청취하는 단파 수신기는 아무 문제 없이 상점에서 팔렸고 국제 결혼은 물론, 특별한 경우 합법적인 해외 이민까지 가능했습니다.
물론 KGB라는 정치 경찰은 반체제, 반정부 운동을 감시했지만, 이런 운동에 관여하지 않은 사람이면 체포를 별로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1970년 무렵 소련 형무소에 갇힌 정치범의 숫자는 600-900 명 정도였습니다. 이 시절, 북한 수용소의 정치범 숫자는 십 오만명 정도였다고 보고 있으니까 양쪽의 인구 비례를 생각할 때, 북한이 소련보다 1000배 이상 정치범을 더 많이 잡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1960년 이후에 소련 사람들은 어느 정도 정치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간부나 군관 경우에 공산체제에 대한 비판을 했다는 것이 노출되면 퇴직까지 당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출세에 대하여 신경을 쓰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면 집에서나 술 자리에서 정부나 국가 지도자에 대해서 신랄하게 비판해도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헝가리나 폴란드 등 동유럽의 공산국가들은 구 소련보다 더 자유로운 상태였습니다.
구 공산 국가들이 민주주의화 된 이후 발견된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1989년 이후 역사적 상황을 볼 때 공산주의 시대에 주민들에게 자유를 보장해줬던 국가들이, 공산주의 해체 이후에도 더 잘 산다는 것입니다. 지금 통일 유럽에 잘 적응하는 동유럽 국가를 보면 주로 공산주의 시대에도 자유롭게 산 나라들입니다.
북한 사회는 이러한 동유럽이나 소련의 예를 잘 봐야합니다. 자유에 익숙했던 사람들은 새로운 사회에서도 자신의 자리를 쉽게 찾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자유가 박탈된 채 살아가는 북한 사람들에게 변화에 대한 적응은 어려울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변화는 불가피한 것이고 북한사람들의 자유를 빼앗은 북한 당국은 이들의 미래 또한 빼앗은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