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북한 농촌이 잘사는 쉽고 빠른 방법
2025.01.02
![[란코프] 북한 농촌이 잘사는 쉽고 빠른 방법 [란코프] 북한 농촌이 잘사는 쉽고 빠른 방법](https://www.rfa.org/korean/commentary/lankov/how-north-koreanrural-communities-prosper-01022025093916.html/@@images/644c0921-4f4f-4089-9bc1-0f44f2c6c691.jpeg)
북한 역사에서 북한의 농촌 즉, 지방 상황을 이렇게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공개 자료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농촌 문제가 바로 해결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60년 동안 북한 농촌이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이 문제에 대해서 자신의 우려감을 표시하고 농촌문제 해결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객관적으로 말하면 이 연설은 좋은 신호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연설은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착각에 빠지지 않고 나라의 상황을 대체로 잘 파악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뿐만 아니라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다는 것도 연설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연설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농촌문제 해결이나 지방의 빈곤과 낙후성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군마다 공장을 1개씩 건설해야 하며 보건 시설과 복합형문화중심, 양곡관리시설을 건설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양곡관리시설이나 공장, 보건 시설은 도로가 있을 경우에 주민의 생활에 보탬이 될 수 있고 무엇보다 주민 생활의 어려움을 직접 해결하진 못 합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한 핵심 방안은 무엇일까요? 중국, 러시아, 베트남(윁남)의 전례를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들 나라에서는 투자가 아니라 단순히 농촌의 구조, 농지의 소유 관계를 바꿨습니다.
1977년 농촌 개혁을 시작한 중국에서는 1985년, 양곡 생산이 30%나 증가했습니다. 이것은 세계 경제 역사에 전례가 거의 없는 큰 성공입니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이 성공을 이루기 위해 투자는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그들은 북한 협동농장과 비슷한 인민 공사를 중심으로 하는 농사법을 없애버리고, 농가를 중심으로 하는 경제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러시아도 비슷합니다. 1980년대 러시아는 콜호스 즉 집단농장을 중심으로 농사를 지었고 당시 세계에서 양곡을 제일 많이 수입하는 나라였습니다. 콜호스의 해체 이후 오늘날 러시아는 세계적으로 양곡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중국이든 러시아이든 국민들의 식량소비량도 역사상 제일 높은 수준입니다.
북한 지도자들이 이런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 이유는 권력 유지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들은 나라의 경제 발전을 원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발전 때문에 자신들의 권력이 흔들리기 시작한다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한 태도일 겁니다. 이 세상에 자신의 권력과 특권을 포기하고 싶은 간부, 관리, 집권계층이 어디에 있을까요?
그래도 북한의 경우 이와 같은 공포는 과장된 것입니다. 중국에서도 러시아에서도 베트남에서도 농민들은 국가를 통치하는 권위주의 정권을 반대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농민들은 새로운 정책 때문에 잘 살고 있어, 고맙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북한 정권은 10년 이내에 군마다 공장을 세운다는 계획을 밝혔고 러시아에서 나오는 돈으로 이 계획이 실제로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협동농장을 해체하고 농가를 중심으로 하는 농업을 실시하지 않는다면, 농촌 문제는 60년이 지나도 해결하지 못할 것입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