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가 주장하는 것 같이 현재 북한이 직면하고 있는 국제 환경은 북한에게 불리한 상황입니다. 로동신문과 같은 북한 신문만을 본다면 미국이나 일본은 물론, 남한 정치인조차도 북한 체제가 무너지는 것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북한 경제가 무너진 지 10여년 돼가고 있습니다. 1990년대 중반부터 북한이란 나라는 아무 것도 생산하지 못하고 외국 원조를 먹으면서 살고 있습니다. 이 원조의 일부는 중국에서 나옵니다. 그러나 북한을 도와주는 국가는 북한의 동맹국가인 중국만 아니라 적대 국가로 묘사되는 남한이나 일본, 미국입니다. 그렇다면 이들 나라가 북한에 원조를 주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북한 체제의 붕괴를 원하는 국가가 없는 것 같습니다. 미국을 좀 예외로 볼 수 있지만 다른 주변 국가들은 조용하게 김정일 정권의 유지를 목표로 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김정일 정권을 좋아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자신의 국가 이익 때문에 이 같은 선택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들 국가의 제일 큰 우려는 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입니다. 김정일 정권은 마지막 위기를 직면하면 전쟁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전쟁이 발생할 경우에 주변 국가도 심한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주변 국가는 김정일 정권이 절망적인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또, 북한에서 체제가 무너지면 북한 주민들은 보다 더 잘 사는 곳으로 피난길을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렇게 되면 수많은 북한 주민들은 해외로 나가게 됩니다. 잘 사는 중국으로 갈 사람들도 발생하고 부자 국가인 일본이나 남한으로 갈 사람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대규모 피난 현상은 일본이나 중국 당국의 입장에서 보면 큰 부담이 될 것입니다. 물론 남한도 아무 것도 없는 북한 주민들이 많이 흘러들어오는 것을 마냥 환영할 수는 없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문제는 북한 경제의 복구 사업입니다. 북한 경제는 너무 약하고 북한 기술은 1960년대 수준에 계속 머물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 발전을 위한 기술 혁신에는 엄청난 투자를 필요로 합니다. 북한 체제가 갑자기 무너지면 이러한 투자는 단계적으로 실행되지 못하고 한꺼번에 이뤄져야 합니다. 이렇게 된다면 여러 주변 국가는 심한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들 국가의 입장에서 보는 제일 합리주의적인 전략은 북한을 통제할 수 있는 김정일 정권을 지지하는 정책입니다.
물론 이것은 냉소적이며 이기주의적인 정책입니다. 이 정책 때문에 김정일 정권은 실권을 유지하면서 미래가 없는 경제, 정치 제도를 영속시킵니다. 그러나 주변 국가는 자기 국가 이익만 중요하게 생각하며 북한 주민들의 고생은 무시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또 이것이 국제 정치의 냉소적인 현실이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