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한은 장사 시대입니다. 한 탈북자의 말을 빌리면, ‘북한에서 장사를 하지 않은 사람들이 다 죽었으니까 살아 남은 사람들은 다 장사를 하고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물론 이건 과장된 말이지만, 진짜 요즘 북한은 장사를 중심으로 하는 경제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풀어만하면 북한 정부는 계속 “사회주의”에 대해서 지겹도록 반복하는 반면, 북한 사회에서는 자생적인 자본주의가 우후죽순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장사만큼 중요한 사회 현상이 또 하나 있습니다. 이 것은 바로 부정부패입니다. 북한에서 평범한 사람들은 살아 남기 위해서 장사를 해야 하는 것처럼 간부들은 뇌물을 받아야 살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북한은 현재 장사의 시대이며 또 부정부패의 시대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 북한에서는 돈만 주면 할 수 없는 일이 없다고 하고 또 이 것은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원칙적으로 여행증이 없으면 다른 지방으로 이동하지 못 했지만 요즘에는 그냥 안전원이나 철도원에게 돈을 주면 기차를 아무 문제없이 탈 수 있다고 합니다. 중국으로 장사를 하려 가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경비들에게 뇌물을 주면 중국 땅을 자기 집 드나들 듯이 다닐 수 있습니다. 또 국가보위부에 외국방송을 듣는 죄목으로 체포되었던 사람이 충분한 뇌물을 주고 풀려났고 고급 라디오 수신기도 돌려 받았다는 이야기도 전해 들었습니다.
김일성 살아있을 때 북한에서는 부정부패가 있었지만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초부터 부정부패의 규모는 폭발적으로 커졌습니다.
그럼 이러한 부정부패를 사화학적인 입장에서 보면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이상하게 생각하실 지 모르지만 단기적으로 말하면 부정부패는 좋은 면도 있습니다. 현재 북한에서 법대로 사는 것은 자살 행위입니다. 심각한 식량난에 시달리는 지역 사람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없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요? 북한 정부는 사람들이 굶어 죽는 가운데도 체제유지를 최고 목표로 보고 여행증, 통행증을 통해서 개인의 이동을 감시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간부들이 뇌물을 안 받았더라면 평범한 사람들은 먹을 것도 구하지 못하고 장사를 하지도 못하고, 가만히 앉아서 죽는 것밖에 길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에서 뇌물 받기는 간부들의 일상 습관이 되어 버렸습니다. 북한 경제가 좋아진 다음에도, 김정일 체제가 무너진 다음에도, 김정일 시대에 뿌리를 내려놓은 부정부패는 어려운 사회 문제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김정일 정부는 나라의 경제를 망침으로써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지속될 사회문제를 만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