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역사 학자들은 앞으로도 수 백년 동안 남북한의 분단 역사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 한반도는 1945년에 뜻밖에 중요한 역사적 실험장이 되었습니다. 민족도 문화도 역사도 같았지만 국내 세력의 대립과 강대국의 이해관계 사이에서 두 지역으로 나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분단된 지역은 서로 다른 전략을 택하였습니다. 이런 남과 북의 역사적인 경험을 비교하면 우리는 사회와 경제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분단 이후 남북한이 걸어온 길을 비교해 본다면 제일 눈 띄는 것은 무엇일까요? 경제 분야일 껍니다. 남한 경제는 세계역사에서 전례가 없는 성공을 이룩했고 북한은 전례가 없는 경제 실패를 당했습니다. 지금 남한의 인구는 북한의 두 배가 넘습니다. 남한의 경제 규모는 북한 경제보다 40-60배가 됩니다. 한 사람당 생산 수준으로 보면 남한은 북한 보다 20-30배로 더 잘 산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1960년대 초까지 북한은 남한보다 잘 살았습니다. 식민지 시대에 일본은 북한 지역을 대 중국 침략을 위한 공업기지로 개발시켰습니다. 그래서 1945년 해방 당시, 한반도에 있는 공장은 거의 다 북방 지역에서 집중돼있었습니다. 전쟁 시기에 이들 공장은 미국폭격으로 인해 파괴되었지만 1950년대 말에 북한은 소련과 중국의 지원을 많이 받아서 전후 복구 사업을 마쳤습니다. 그래서 1960년대 초에 북한 사람들의 생활 수준은 남한과 대체로 비슷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남북 차이는 빠른 속도로 커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유를 알기 어렵지 않습니다. 북한은 1940년대에 소련식 사회주의 경제를 갖추고 남한은 시장경제를 중심으로 하는 자본주의 경제를 택하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30-40년의 경험이 잘 보여주듯이 사회주의 경제가 자본주의 경제만큼 빨리 성장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60년대 거의 같은 수준이었던 남북의 경제 차이는 2000년대에 들어와 엄청난 차이로 벌어져 있습니다. 남한은 세계적으로 경제 성장의 좋은 예로 평가받고 북한은 해외 원조에 의지해야만 하는 빈국으로 전락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왜 생겼을까요? 민족도 문화도 비슷합니다. 문제는 경제 정책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남한의 시장 경제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은 잘 살고 게으르게 일하는 사람이 살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북에서 근로자는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직접적인 책임이 없습니다. 이런 현상은 어디에나 볼 수 있지만 남북한만큼 뚜렷이 나타난 예는 없습니다. 또 남북한의 비교만큼 시장 경제의 우월성을 보여주는 사례도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