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러시아의 새로운 경제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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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구소련 레닌그라드에서 태어나서 자란 러시아 사람입니다. 겨울마다 고향에 오곤 하는데 지금, 저는 모스크바에 와 있습니다.

러시아가 된 소련은 어떤 모습일까요? 북한매체는 러시아 서민들이 고생이 많아서 사회주의 복구를 꿈꾼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사실은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사회주의 복구를 요구하는 정당이 있지만 그들을 지지하는 투표자들의 비율은13퍼센트 정도입니다. 풀어서 말하자면 러시아 사람 여덟 명 중에 소련 시대의 사회주의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은 한 명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이 질문에 대답하긴 어렵지 않습니다. 자본주의에서는 평범한 사람이라도 열심히 일하면 잘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능력이 있으면 기회가 많습니다.

저는 며칠 전에 중학교 시절 친구와 만났습니다. 우리는 1970년대에 레닌그라드에서 같은 학교를 다녔습니다. 이 친구는 정말 머리도 좋고 능력도 좋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는 책읽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기술을 열심히 배웠고 숙련 노동자가 되었습니다. 솜씨가 참 대단한 노동자이며 모든 것을 다 할 줄 압니다. 만들 수 없는 물건이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친구는 큰 건설장에서 전기공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결혼해서 아들 두 명을 뒀습니다. 최근에 이 친구의 가족에게 불행한 일이 생겼습니다. 친구의 부인은 5년 전부터 치료할 수 없는 병 때문에 다리가 완전히 마비됐고 지금 걷기가 어려워 집안일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아들 한 명도 심한 병에 걸려서 일반 학교를 못 다니게 되었습니다.

소련 시대에서 이런 가족은 국가 차원의 도움을 받았겠지만 사정은 역시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이 친구의 사정은 어떨까요? 간단하게 말하면 그들은 소련 시대보다 더 잘 살고 있습니다. 친구의 탁월한 솜씨 때문에 인정을 받았고 돈도 잘 벌고 있습니다. 그의 월급은 미국돈으로 2000 달러 정도 됩니다. 집에는 컴퓨터도 있고 자동차도 있습니다.

또 장남은 미술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미술 학교를 다니고 러시아 미술사를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인 내 친구는 여름에 장남과 같이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프랑스에서 며칠 동안 있을 계획도 세웠습니다. 소련 시대에 근로자로써는 상상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내 친구는 자신의 정치 입장을 이렇게 표시하였습니다: "사회주의든 자본주의든 머리와 손이 좋은 사람이 살 수 있지만 지금이 옛날보다 살기 더 재미있고 열심히 일하면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습니다". 아마 구 소련 국민 대부분은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사회주의 복구를 주장하는 정당의 구호를 무시합니다. 부자들만 아니라 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현대 러시아는 소련 시대보다 나빠지는 것이 있긴 있지만 좋아지는 것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