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체제유지와 경제 성장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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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코프

현 세계 경제에서 제일 중요한 산업은 컴퓨터를 중심으로 하는 정보산업입니다. 그래서 지금을 정보산업의 시대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현 시대는 컴퓨터가 없으면 고급기술을 개발할 수도 없고 경제 성장의 기반인 과학 진보도 불가능합니다.

북한 정부도 정보 산업과 컴퓨터 공학이 얼마나 중요한 지 잘 알고 있습니다. 북한 언론은 정보산업시대의 요구에 맞게 누구나 컴퓨터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게 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북한이 아무리 컴퓨터 산업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 하더라고 이 산업 개발에 적극 나설 순 없을 껍니다.

컴퓨터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입니다. 정보가 없는 컴퓨터는 정유가 없는 자동차와 마찬가집니다. 현대 세계에서 거의 모든 컴퓨터는 서로 연결된 상태입니다. 한 컴퓨터를 하는 사람이 컴퓨터 건반을 한 번만 치면 멀고 먼 나라에 있는 컴퓨터에 보관된 정보를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이라는 국제 통신망 덕분에 가능한 일입니다.

저도 이 방송을 녹음하면서 앞 책상에 있는 컴퓨터로 독일에서 발행된 신문을 읽을 수 있고 인도 국회 회의 기록도 볼 수 있습니다. 아마, 북한 사람들이 믿기 어려운 이야기인지 모르지만 남한에선 이런 일들이 일반 주민의 집에서도 가능합니다. 집에서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 하나로 세계 여러 나라의 자료, 정보, 소식을 몇 초 안에 접근할 수 있단 얘깁니다.

물론 남한만큼 컴퓨터가 발전된 나라가 없지만 요즘엔 대부분 국가의 컴퓨터는 거의 다 이런 수준입니다. 예외는 하나 밖에 없습니다. 이 예외가 바로 북한입니다.

북한 지도부는 북한 주민들이 외국 소식과 정보를 접근할 수 없도록 북한 내 컴퓨터를 인터넷과 연결시키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를 알기는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외국 정보, 특히 남한에 대한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하게 되는 것을 막으려는 것입니다.

국제 정보를 접하게 되면 이로 인해 북한 주민들의 세계관이 변화할 수 있고 북한 정치 체제에 대한 비판적인 의식이 형성될 것이라는 걱정을 하는 겁니다. 북한 지도부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상황은 너무 위험한 것일 테니까요.

이런, 컴퓨터 산업에 대한 북한 정부의 정책은 자신의 정권과 특권을 유지하려는 북한 고급 간부들의 입장에서 만들어 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심각한 부작용도 가져옵니다. 가장 큰 부작용은 북한 주민들이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정보를 받을 수 없고 따라서 북한의 산업은 후퇴를 가져 온다는 것입니다.

체제유지와 경제 성장 사이에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북한 집권계층은 항상 체제 유지를 선택해 왔습니다. 또 이런 상황은 주민들이 굶어도 바뀌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