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왜 북한엔 인민봉기가 없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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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코프

동유럽에서 사회주의가 완전히 무너진 지, 15년이 돼갑니다. 또 중국이나 베트남은 사회주의 간판을 내걸고 있지만 속은 자본주의 경제로 바뀌었고 큰 경제적 성과를 이룩했습니다.

사실, 북한의 체제는 옛 소련이나 동유럽의 사회주의 체제와 비교하면 매우 약합니다. 그러나 이런 북한은 모든 국가들이 다 버린 사회주의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사람들이 배고프고 못 살 때 혁명이 일어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역사를 보면 전혀 다릅니다. 인민봉기가 일어났을 때는 지배계급 안에서 모순과 다툼 그리고 정치적 혼란이 심해지는 시기였습니다. 예를 들면 동학농민전쟁은 농민들의 생활이 어렵고 양반들이 외국의 침략을 막을 방법이 없어 어쩔 줄 모르는 시기에 일어났습니다. 통치자들이 단결, 단합하면 봉기나 혁명을 조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입니다.

1990년 초부터 북한 권력자들의 단결 수준은 대단히 높습니다.

소련이나 동유럽의 당간부들은 사회주의가 붕괴한다고 하더라도 특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간부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은 북한에서 체제가 무너지면 이남과 통일이 이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통일 민주 국가가 된다면 북한 간부 출신들이 특권을 유지하긴 어려워질 것 입니다. 또, 그들은 김일성, 김정일 시대의 정치 탄압에 대해서 책임이 있으니 벌을 받게 될 상황을 두려워합니다.

사실 이런 우려는 과장된 것입니다. 동독을 비롯한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의 경험을 보면 공산주의 시대의 잘못 때문에 형벌을 받은 사람은 수 십 명 정도입니다. 대부분의 경우에 옛 시대의 간부가 지금도 아주 잘 삽니다. 그들의 경험이 자본주의 경제에도 필요하다 보니 20년 전에 공산당 지도원으로 지냈던 사람들이 사업가로 변신해 살고 있습니다.

북한 간부들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큽니다. 바로 그 때문에 북한 지배계층에서 김정일의 정책에 도전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간부들도 김정일의 정책이 수많은 북한 인민들을 굶어 죽도록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껍니다. 간부들은 개혁을 자신들의 정치 자살로 보고 김정일 체제에 도전할 생각마저 없습니다. 바로 이런 간부 계층의 단결성 때문에 수많은 인민이 굶어 죽어간 북한에서 민주혁명이나 인민봉기가 일어나지 않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