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이 북한의 재래식 위협에 대해서는 주된 책임을 지되,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서는 한미연합이 제도화된 ‘핵 작전계획(OPLAN)’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사단법인 한미협회(KAA) 주최로 27일 서울에서 열린 ‘트럼프 2기 행정부와 한국의 선택: 안미경중, 왜 성립되지 않는가’ 외교안보 세미나.
발표에 나선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의 재래식 위협에 대해 한국이 주된 책임을 지는 것이 한미동맹을 더욱 발전시키는 방향에 부합한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이 미국의 부담을 줄여주며 향후 주한미군이 중국 견제를 위해 움직일 수 있는 유연성도 제공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다만 박 교수는 “문제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대응”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교수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고 있는 확장억제를 더욱 발전시키고 그 내용을 제도화해, 궁극적으로 한미연합 핵작전계획(OPLAN) 수립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박 교수는 이 같은 수준에 도달하면 독자 핵무장, 전술핵 재배치 등의 논의도 필요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 확실하게 핵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이 한국 방어를 책임지는 제도화를 완성해야 된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것을 ‘핵 동맹’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제도와 완성의 마지막은, 물론 어려운 걸 압니다만, 한미가 연합 핵 작전계획(OPLAN)을 갖게 되는 것이겠죠. 거기까지 간다면 더이상 독자적 핵무장, 전술핵 등 논의 자체가 필요없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미국의 부담이 훨씬 줄어들고 그만큼 한국은 책임을 더 많이 갖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다른 발표자인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의 대가로 우주발사체, 재래식 전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러시아로부터 군사기술지원을 받고 있고 향후에는 협력수준이 핵 개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핵 능력은 매우 위험한 수준”이라고 평가했고, “북한은 러시아의 공세적인 핵전략을 참고하며 자신들의 핵전략을 정교화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함께 양 연구위원은 중국의 대만 침공 등 대만 문제와 한반도 문제가 함께 발생한다면, 미국은 대만 문제를 우선시하며 주한미군을 재배치하고, 한국에 대해서는 자력에 의존해 문제를 해결하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양 연구위원은 미국의 전술핵재배치를 필요한 대안 중 하나로 제시했습니다.
양 연구위원은 미국의 전술핵재배치와 한미 핵공유는 대만 문제와 한반도 문제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며, 한미동맹의 강력함을 강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한국은 미국을 향해 전술핵을 재배치하고 주한미군 통제 아래 두도록 하는 것이 대만 문제, 한반도 문제 모두를 억제할 수 있다고 설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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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도 이 자리에서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제공받는 군사기술지원에 대해 우려했습니다.
러시아가 핵 잠수함 운용에 필요한 소형 원자로 기술을 북한에 제공하고, 북한이 이같은 지원을 토대로 가까운 미래에 핵잠수함을 진수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 센터장은 국제사회의 핵 비확산 체제가 중국, 북한이 지속적으로 핵역량을 키워나가는 상황을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며 “동북아시아에서 비확산 체제는 이미 붕괴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정 센터장은 “다음달 출범하는 한국의 새로운 정부는 적어도 일본 수준의 핵 잠재력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 핵잠수함용으로 쓸 수 있는 소형원자로 기술을 한국에 제공한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하지 말라는 법이 있습니까? 그래서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개발하는 것이 이제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제임스 카라파노 헤리티지재단 선임고문은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 이후 서로 비슷한 방식과 조건으로 상대국을 대우하는 이른바 ‘상호주의’를 강조하고 있다며, 한국이 이같은 점을 염두에 두고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해 선제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외교관 출신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축사에서 “주한미군의 안정적인 주둔 여건 조성을 통해 북한에 대한 강력한 억제력이 변함없이 유지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