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세습,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 탈북민, 오슬로 포럼서 증언

지난달 열린 2025년 오슬로 자유포럼(Oslo Freedom Forum)에서 탈북민 김유미 씨가 북한에서의 삶과 극적인 탈출 과정을 생생하게 증언했습니다.

김유미 씨는 2023년 5월, 여덟 명의 가족과 함께 목숨을 걸고 바다를 통해 탈북해 한국에 입국했습니다.

김 씨는 연설에서 “이 자리에 서서 고통의 기억을 나누는 일이 매우 뜻깊지만, 동시에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 가족이 탈북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2022년 11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를 처음 공개석상에 등장시킨 장면이었습니다.

그는 “지도자의 딸이 특권을 누리는 모습을 보며, 자녀에게까지 4대 세습 체제를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며 “희망이 사라진 절망감이 탈북 결심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김 씨의 남편은 어선을 운영하며 해상 경비대와 친분이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탈북 계획을 세웠습니다.

세 차례의 시도 끝에, 가족은 어두운 밤 지뢰밭을 통과해 작은 어선을 타고 남쪽으로 향했고, 북한 해군 경비정을 피해 한국에 도착할 수있었습니다.

김 씨는 연설 말미에 남편 김이혁 씨가 몇 달 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히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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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혁 씨는 한국 정착 후 2024년 12월 잠수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그녀는 “자유를 향한 여정 끝에 마침내 자유를 손에 쥘 수 있었고, 이는 모두 남편 덕분이었다”며 “북한 주민들도 언젠가는 이 길을 함께 걷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북한에서 외부 정보를 접하지 못했다면 지금도 정신적·육체적 노예 상태에 있었을 것”이라며,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당부했습니다.

한편, 포럼을 주최한 휴먼라이츠재단(Human Rights Foundation)은 김유미 씨의 증언을 통해 북한 주민들이 처한 현실과 외부 정보 유입의 중요성을 다시금 조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에디터 박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