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농업위원회 간부들로 조직된 검열 그루빠가 농장의 두벌 농사와 새 땅 찾기 실태를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만성적인 식량난을 해결한다며 북한 당국은 다수확 재배와 새 땅 찾기 방법으로 농업 생산 증대를 강조하면서 각 농장마다 정책 실행 실태를 점검하고 있지만, 일부 농장 간부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달 들어 도 내 농장마다 이모작과 새 땅 찾기 실태에 대한 시, 군 농업위원회 그루빠 검열이 시작됐다”고 전했습니다.
“농업위원회 그루빠 검열은 이달 초부터 각 농장마다 밀, 보리 수확이 시작되면서 이모작 검열부터 착수했다”며 “이모작은 밭과 논으로 조사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밭에서는 앞그루로 이랑에 심은 감자를 6월에 수확하고, 뒷그루로 고랑에 심은 강냉이를 9월에 수확한 후 다시 그 밭에 남새를 심어 10~11월에 수확해야 하는 세벌 농사 가능성이 확인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논에서는 밀, 보리를 심고 6월에 수확한 후, 키 큰 벼 모를 심어 이모작으로 알곡 수확량을 높여야 하는데, 각 농장마다 이모작 면적이 얼마인지에 따라 실적이 평가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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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그루빠 검열에 농장경리와 작업반장들은 밀, 보리를 수확한 논판을 갈아엎고 물을 댄 후, 부림소를 동원해 써래질을 하느라 분주하게 돌아간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농업위원회 그루빠는 “각 농장마다 강하천과 철길 주변 등에 새 땅을 얼마나 일구었는지 조사한다”며 “이에 일부 농장 간부들은 강하천에서의 새 땅 찾기는 큰물 피해를, 철길 주변의 새 땅 찾기는 철도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용천군 농업위원회 그루빠 성원들이 이달 초부터 농장마다 파견되어 이모작과 새 땅 찾기 실적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간석지 논에서 벼농사 잘 되려면 10년 간 토질 관리해야”
소식통은 “기존의 농업성이 농업위원회로 격상(2022.01)된 후부터 내각 농업위원회는 도, 시, 군 농업위원회 간부들로 조직된 그루빠 성원들을 농장들에 파견해 실태를 조사하고 있는 데, 이달 시작된 그루빠의 조사도 해당 사업의 일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평안북도에서는 “새 땅 찾기의 주요 사업이 간석지 개간”이라며 “작년부터 올해까지 서해바다를 제방으로 막고 토질의 소금기를 뺀 후 논으로 개간하여 모를 낸 면적에 따라 농장 간부의 사업이 평가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어 “이에 일부 간부들은 간석지 개간으로 새 땅 찾는 것도 노력과 자금이 많이 들지만, 이렇게 개간한 간석지 논에서 벼농사 잘 되려면 10년 간 토질 관리에 비용이 크다”며 “현실적이지 않다”는 회의적인 반응을 전했습니다.
한편 양강도를 비롯한 북부 고산지대에서는 두벌 농사가 쉽지 않지만, 내각 농업위원회 간부들과 도 농촌경리위원회, 도 당 간부들이 현지 농장에 직접 내려가 현지 주민들의 두벌 농사 경험을 토대로 적용하고 있다고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보도한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