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도당 간부들도 월급 제대로 못 받아”

앵커: 북한 당국이 국가 생산계획을 완수한 공장, 기업소에 배급과 월급을 보장한다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당 간부들도 월급을 제때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당국이 이달 말 노동당 중앙위 제8기 12차 전원회의를 앞두고 2025년 상반기 국가 생산계획 완수 실태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국가계획을 완수한 공장, 기업소들에도 배급과 월급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복수의 양강도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양강도의 한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6일 “양강도에서 올해 상반기 국가 생산계획을 앞당겨 수행한 공장, 기업소들의 명단에 혜산목재일용품공장도 있다”며 “하지만 이곳 노동자들은 올해 국가로부터 배급과 월급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해 1월, 근로자들의 월급을 인상할 당시 중앙에서 ‘국가계획을 완수한 공장, 기업소들은 무조건 배급과 월급을 보장한다’고 약속했다”며 “지난해에는 그러한 약속을 그래도 몇 번은 지켰지만 올해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혜산기초식품공장과 혜산시멘트공장의 노동자들 역시 국가 생산계획을 완수했음에도 올해 배급과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혜산청년광산과 용하광산의 노동자들은 국가가 아닌, 외화벌이 기관의 도움으로 배급과 월급을 해결했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에서 약속대로 배급과 월급을 보장하지 못할 경우 하반기 국가 생산실적은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2024년 2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강원도 김화군에 위치한 한 지방 공업공장을 시찰하는 모습.
2024년 2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강원도 김화군에 위치한 한 지방 공업공장을 시찰하는 모습. 2024년 2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강원도 김화군에 위치한 한 지방 공업공장을 시찰하는 모습.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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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18일 “국가계획을 완수한 공장, 기업소들은 배급과 월급을 제때에 주는 것과 함께 분기에 한번씩 상금까지 준다는 것이 지난해 중앙에서 한 약속”이라고 전했습니다.

당 간부들 월급도 몇 달째 밀려 있어

소식통은 “국가계획을 완수한 근로자들은 공무원들과 함께 배급소에서 식량을 공급받는다는 것이 2022년, 양곡판매소를 시작할 때 중앙에서 한 약속”이라며 “지난해 근로자들의 월급을 인상할 당시에도 중앙에서는 그 약속을 반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배급소는 지난해 몇 번 문을 열고 배급을 주는 흉내를 냈을 뿐, 올해는 식량이 없다는 구실로 아예 문을 열지 않고 있다”며 “국가 행정기관의 간부들, 의사나 교원(교사)과 같은 공무원들도 올해 배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월급의 경우 현재 도당의 과장급 이하 간부들도 4달분이나 밀려 있다”며 “도당의 간부들도 월급이 밀리는 수준이면 힘 없는 공장, 기업소의 근로자들은 아무리 국가계획을 완수했다 해도 월급을 받긴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