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외국 관광객 맞을 준비…철길 주변 외관 정비

앵커: 북한 당국이 조만간 시작될 것으로 알려진 외국인 관광을 앞두고 철길 주변 건물의 외관을 정비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2일 “요즘 당에서 철길 주변의 주택과 건물의 외관 정비를 지시했다”면서 “이는 외국 관광객들이 기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보이는 모든 곳이 정비 대상에 해당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르면 7월부터 원산-갈마 국제관광이 시작되는데 이를 위해 철길 주변을 정리할 데 대한 지시가 내려온 것”이라면서 “외국인들이 주로 철길을 이용하게 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당국은) 기차로 이동하는 외국인들이 우리(북한) 내부의 실제 모습을 그대로 알기 위해 망원경이 달린 사진기(카메라)나 손전화(핸드폰)와 같은 촬영 기재를 사용할 수 있음을 알렸다”면서 “때문에 열악한 환경을 멋있게 보이게 하라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하지만 외국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려는 당국의 처사에 일부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면서 “하얀 벽체에 여러 색깔의 뼁끼(페인트)로 지붕을 장식하면 쓰러져가는 한심한 집이 새집이 되느냐는 지적”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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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평양에서 북한 여학생들이 고(故) 김일성 주석의 연설문이 새겨진 석조 구조물 앞을 쓸고 있다.
2015년 12월, 평양에서 북한 여학생들이 고(故) 김일성 주석의 연설문이 새겨진 석조 구조물 앞을 쓸고 있다. 2015년 12월, 평양에서 북한 여학생들이 고(故) 김일성 주석의 연설문이 새겨진 석조 구조물 앞을 쓸고 있다. (Reuters)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3일 “요즘 때 아닌 지시로 하여 주민들이 고통 받는다”면서 “당에서 외국 관광객이 보는 철길 주변을 번듯하게 정리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오는 7월부터 원산-갈마 국제관광지가 전격 개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조선(북한)을 찾아오는 외국인들이 국내에서는 주로 기차를 이용하게 되는 데 이들의 눈에 띌 수 있는 불비한 환경을 다 없애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 지시에 따라 도 당위원회가 도내 철길 주변지역에 대한 정리에 각급 기관, 기업소 단위와 인민반을 동원시키고 있다”면서 “산을 낀 지역은 살기 좋은 문화농촌, 바다를 낀 지역은 아름다운 어촌마을로 보이게 하라는 지시”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횟가루와 뼁끼칠로 실제의 열악한 환경을 다 숨길 수 있겠냐며 당의 ‘깜빠니아’식 지시를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 관영 노동신문 지난 12일 “항구문화도시 원산시에 갈마역이 훌륭히 일떠서 11일 현지에서 준공식이 진행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관광객의 편의를 높은 수준에서 보장할 수 있게 공사를 설계와 시공의 요구대로 완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