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년 중 북한에서 식량이 가장 부족한 시기인 요즘 교통이 불편한 북한 일부 지역들에서 쌀 가격이 킬로그램 당 2만원까지 치솟아 주민들이 아우성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보릿고개’는 과거 가을에 추수한 쌀이 다 바닥나고 1년 중 가장 먼저 수확하는 햇보리가 나올 때까지 농촌에서 기근이 제일 심해지는 시기를 의미합니다. 매년 이 시기가 되면 북한의 식량부족이 극심했는데 올해도 다르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함경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5일 “5~6월 ‘보릿고개’를 맞아 쌀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며 “특히 교통이 불편한 산골 지역에서 쌀 값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엊그제 덕성에 사는 사촌동생이 전화로 요즘 살기 너무 힘드니 좀 도와달라는 요청을 해왔다”며 “덕성에서 쌀 1kg가격이 2만원(미화 0.7달러), 강냉이는 7500원(미화 0.26달러)으로 올랐다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덕성에서 쌀 1kg에 1만2300원(미화 0.44달러), 강냉이 1kg에 4700원(미화 0.17달러) 정도 했다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동생이 사는 형편을 들어보니 외면할 수 없어 돈을 좀 보내주었다”며 “혹시나 하는 생각에 여기 저기 전화를 걸어 식량 가격을 알아봤는데 함흥을 비롯한 도시 지역은 별로 오르지 않은 상태였다”고 말했습니다.
“사촌동생이 사는 덕성군은 기본 철도 노선과 많이 떨어져 있는 작은 군으로 모든 물품이 북청에서 육로를 통해 들어온다”며 “강냉이, 콩, 감자 농사가 기본이라 원래부터 쌀이 귀한 고장”이라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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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함경북도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최근 쌀 가격이 오락가락하는 것 같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계속 오르고 있다”며 “가파른 식량 가격 상승에 주민들이 아우성”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주 부윤에 갔는데 그곳 쌀 가격이 2만원이어서 깜짝 놀랐다”며 “청진 시내는 쌀 1kg이 1만 2000원(미화 0.43달러) 정도 할 때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부윤구역이 시내에서 100리 가량 떨어진 먼 곳에 있어 시내 사람들도 한번 가기 힘들어 하는 곳”이라며 “깊은 산골이라 벼농사를 못하는 지역”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청진시에 속한 7개 구역 중 하나인 부윤구역은 인구가 2만명 정도 되며 주민 대부분이 군수공장과 수력발전소에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내에서 너무 떨어져 있고 인구도 적어 장사가 잘 안되는 곳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절정에 달한 ‘보릿고개’
소식통은 “부윤구역처럼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거나 기차가 다니지 못해 육로로 모든 물품이 들어가는 연사, 명천, 경흥 같은 지역은 항상 다른 곳에 비해 쌀 가격이 비쌌다”며 “보릿고개가 절정에 달하면서 쌀 값이 더 오르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올해 초 8,000원 정도 하던 입쌀 가격이 1만원을 넘어서자 모두가 혀를 찼다”며 “최근 일부 지역에서 입쌀 가격이 그 2배인 2만원까지 올랐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사람들이 어떻게 사느냐고 탄식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