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함경북도 당국이 디젤유 암거래에 대한 단속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무산광산에 보급된 디젤유가 외부로 유출돼 철광석 생산에 지장을 초래하는 걸 막기 위한 조치란 지적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무산광산은 북한 최대의 노천 철광석 생산 기지로 함경북도 무산군에 위치하고 있으며 정식 명칭은 무산광산연합기업소입니다. 과거 김책제철소를 비롯한 북한 동북부 지역 제철소에 철광석을 보장해왔으나 경제난 이후 가동이 원활하지 못했습니다.
최근 북한 당국은 평양시 주택 건설과 지방공업공장 건설 등 각종 건설을 추진하면서 필요한 철강재 보장을 위해 광산 생산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8일 “요즘 무산에서 청진으로 나오는 열차와 자동차에 대한 단속이 대폭 강화되었다”며 “무산에서 열차나 자동차를 통해 청진으로 디젤유가 들어오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무산에서 오는 모든 객차와 화차가 청진에 도착하면 철도안전부가 기관실과 빵통(화물칸)에 디젤유가 없는지 깐깐히 검열한다”며 “안전부가 무산에서 오는 자동차도 세우고 다 뒤진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며칠 전 무산에서 청진으로 들어오는 입구에 있는 석막역에 기차를 세우고 기름이 든 도람통을 부리던 장사꾼이 단속됐다”고 소식통은 밝혔습니다.
그는 “무산광산연합기업소에 광석을 캐거나 담아주는 굴착기, 철광석을 운반하는 대형 화물차를 비롯해 디젤유를 사용하는 다양한 륜전(운수)기재가 많다”며 “원유가 보장되지 않으면 철광석이 나올 수 없는 만큼 방대한 양의 디젤유가 광산에 공급된다”고 말했습니다.
“원유를 다루는 간부나 각종 륜전기재 운전수들이 재간 껏 공급되는 기름을 빼돌려 도매 장사꾼들에게 넘겨준다”며 “항상 철광석 생산이 진행되는 것은 아닌 만큼 기회가 왔을 때 돈을 벌자는 속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무산광산에서 유출된 디젤유가 다양한 수단을 통해 청진으로 운반돼 도매꾼들에게 넘겨진 후 도내 각 지역으로 다시 팔려 나간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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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무산군의 다른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9일 “무산에서도 광산은 물론 시내와 역전 등에서 디젤유 단속이 대폭 강화되었다”며 “철광석 생산을 위해 공급된 디젤유가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려는 조치”라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광산 후방부(물자보급 부서)와 안전원들이 기름 빼돌리는 것을 막기 위해 륜전기재 운전수들이 일하는 현장과 광산 구석구석을 때없이 순찰한다”며 “읍 거리에서도 기름을 넣을 수 있는 도람통이나 비닐 빵통(플라스틱 용기) 같은 것을 들고 다니면 단속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도매꾼들이 자동차 보다는 화차나 열차를 이용해 청진으로 한번에 많은 양의 디젤유를 운반했다”며 “이런 낌새를 파악한 안전부가 화차나 여객열차가 무산역을 떠날 때까지 디젤유를 넣은 통 같은 것이 실리지 않는지 감시한다”고 말했습니다.
“원유 장사꾼, 도매꾼들의 집과 창고도 불의에 검열해 휘발유나 디젤유가 발견되면 몰수해 광산 후방부에 보낸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대부분 인구가 광산에서 일하는 무산은 광산이 생산을 해야 생기를 띤다”며 “광석 생산이 시작되면 식량이 공급되고 광산에서 몰래 흘러나오는 기름과 각종 물자가 주민 생활에 도움이 되는데 제일 돈이 되는 디젤유 통제가 강화되면서 기름 장사꾼들이 아우성”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계속해서 소식통은 “청진을 비롯한 도내 다른 지역도 무산광산에서 새어 나오는 디젤유가 큰 역할을 한다”며 “최근 중국산 대형 자동차가 많이 늘어나 디젤유의 인기가 높지만 여전히 기름은 부족하다”고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