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 각 지방에서 지난해 제정된 병원 치료비 일부를 낮추는 조치가 취해지고 있습니다. 노동자의 출근율에 따라 치료비가 다르게 책정된다는 설명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경원군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지난 7일 “작년 초 유상으로 바뀐 병원 치료비의 일부를 낮춰주는 조치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며 “노동자의 출근율에 따라 (병원에) 내는 돈이 다르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일률적으로 각각 5천원이던 접수비와 진찰비가 낮아졌다”며 “정상적으로 생산하는 공장, 기업소 노동자는 1천원, 생산은 못하지만 공장 출근을 제대로 하는 노동자는 2천원을 내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한 달간 무단 결근이 한 번이라도 있거나 3번 이상 지각을 하는 경우 이전과 마찬가지로 5천원을 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작년 말부터 시행된다고 했는데 병원에서 노동자의 출근 정형을 일일이 확인하는 게 어려워 조치 실행이 늦어진 것으로 안다”며 “각 지역이 문제를 해결하는 대로 조치가 속속 시행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해 초 북한 당국은 접수비 (북한 내화) 5,000원, 진찰비 5,000원, 아스피린 1알 200원, 페니실린 1대 8,000원 등 일부 치료비와 약값을 처음 정해 주민들에게 부과하기 시작했습니다.
소식통은 “유상치료 도입이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큰 타격이었다”며 “작년 여름 우리 공장 노동자가 급성 맹장염에 걸렸지만 돈이 없어 병원 갈 엄두를 못 내고 억지로 참다가 공장 사람들의 도움으로 병원에 갔는데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큰일날 뻔 했다”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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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양강도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8일 “무상치료가 유상으로 바뀐 것에 대한 주민 반응은 처음부터 매우 나빴다”며 “이런 것을 고려해 당국이 새로운 조치를 취한 것 같은데 이에 대한 반응도 별로 좋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일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노동자, 왜 기준이 출근율?
소식통은 “2022년 인민병원 명칭에서 인민이라는 글자가 없어질 때 사람들이 앞으로 ‘무상치료’ 혜택도 없어질 수 있다고 했는데 진짜로 작년에 일부 치료비와 약값이 공식 제정되며 무상치료가 없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초 북한 병원의 명칭은 도인민병원, 군인민병원이었습니다. 2022년 병원 명칭에서 ‘인민’이라는 글자가 없어지고 도인민병원은 도종합병원으로, 군인민병원은 군병원으로 바뀌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조치가 별로 환영 받지 못하는 건 생산하는 공장 기업소 노동자, 정상 출근하는 노동자만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멈춰있는 전국의 많은 공장 중에 생산하고 싶지 않은 공장이 어디 있고, 월급 준다면 출근을 마다할 노동자가 어디 있겠는가”고 반문하면서 “월급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에게 있어 출근보다 더 중요한 건 쌀 살 돈을 버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에 대해 약제사 출신 탈북민 이혜경 약사는 유상치료 도입은 북한이 그토록 선전하던 무상교육과 무상치료 중 하나가 무너졌음을 의미한다며 사실 유상치료 도입이 별로 놀랍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혜경 북한 약제사 출신 탈북민] 제가 나온 다음 (시장가격으로 운영되는) 지역 약국이 북한에 도입되었는데 그때부터 보건 의료 부문에 유상화가 도입될 조짐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유상 치료제 도입은 체제 균열이 생기게 하고 주민 불만도 심화시킬 것으로 생각합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