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 당국이 중국에 여성 노동자들을 대거 교체해 파견하고 있습니다. 주로 의류 제조업 분야에 집중된 파견 인력은 대부분 젊은 여성들로, 계약상 고용 기간은 10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의 한 현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5일 “최근 단둥 지역에 북한 노동자들이 새로 파견되었다”며 “이들은 지난 10여 년간 중국에 파견되었다가 귀국한 노동자들을 대신해 새로 배치된 여성들” 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최근 파견되는 북한 노동자들은 대부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들” 이라며 “단둥 지역에 한 번에 수백 명씩 파견돼 여러 업체로 나뉘어 배치되고, 공장 내부에서 일하며 합숙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보이는 여성 노동자들은 하루 14시간이 넘는 고강도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며 “어떤 날은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근무한 뒤에도 11시까지 야간 연장 작업을 이어가며 실밥과 먼지 제거 작업을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한창 나이에 타국에 파견돼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며 “이렇게 일해도 이들이 실제로 받는 임금은 한 달에 중국 돈 300위안(43달러)~500위안(72달러) 에 불과하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계약상 노동자 임금은 3,500~4,000위안 (500~580달러) 이지만, 대부분이 외화벌이 과제금으로 당에 납부되고 나머지를 숙식비와 월급으로 처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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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중국 지린성의 또 다른 현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16일 “최근 지린성 일대 제조업체들에 북한 노동자들이2백명 파견됐다”며 “주로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들이 새로 배치된 것으로 알고 있다” 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북 회사, 외화벌이 수익 늘리기 위해 노동자 식비 줄여
이 소식통은 “새로 파견된 노동자들은 석 달간의 견습 기간을 거친 뒤 원래 계약한 임금을 받게 된다”며 “실습기간 임금은 계약상 월 1,500위안(217달러)이지만 실제로 손에 쥐는 월급은 200 위안(29달러) 정도”라면서 “이들은 손이 빠르고 눈썰미가 좋아 일주일 정도만 지나도 숙련공 못지않은 생산성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에 대한 식사 제공은 매우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북한 회사가 외화벌이 수익을 늘리기 위해 식비를 줄이면서 밥과 김치 정도의 간단한 식사만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고기가 반찬으로 나오는 식사는 한 달에 1회 정도 특식으로 제공되는 것이 고작이라는 설명입니다.
이어 “아침 7시부터 생산에 착수하려면 새벽 5시 30분에 기상해 침구 정리와 숙소 청소, 세면, 식사를 모두 마쳐야 한다”며 “야간 작업 시에는 빵 한 개만 제공받은 채 다시 작업에 투입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현지 공장 안에서 합숙 생활을 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개인적인 목표나 미래의 희망을 꿈꿀 수 없는 처지”라며 “그렇게10년 간 외부와 단절된 채 생활하면 신체적, 정서적으로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 뻔하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 글로벌평화재단 이현승 수석연구원은 17일 자유아시아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러한 중국 파견 북한 여성 노동자의 실태는 주민들을 착취하는 북한 정권의 본성을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이현승 수석연구원: 북한 노동자의 해외 파견은 중국 정부도 채택했던 2017년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입니다. 10대와 20대 여성 노동자들이 공장과 숙소만 오가며 사실상 수용소 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과 노동당에 대한 충성 자금을 받치라는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그는 이어 “중국은 2017년 이후 유엔 대북제재 결의를 지속적으로 위반하며 북한 노동자를 고용해 왔다”며 “중국 기업들 역시 값싼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북한 노동자들을 고용하면서 국제사회의 제재 체계를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현승 수석연구원: 국제사회는 북한 여성 노동자들의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이 미국과 유럽 시장에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 적극 대응해야 합니다. 제품 생산자와 유통 기업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입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