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주민들이 지난달 노동당 9차 대회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와 여동생 김여정의 지위가 뒤바뀌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딸 주애의 부상을 주목하는 분위기라는 소식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기업소 행정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3일 “요즘 간부들이 김정은의 딸과 여동생 김여정의 지위가 바뀐 것 같다고 말한다”며 “김정은의 어린 딸이 뜨고 동생 김여정은 지는 수순이라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2월 28일 신문 방송을 통해 당과 무력기관 핵심 간부들에게 김정은이 저격수보총(저격소총)을 수여한 소식이 크게 보도됐다”며 “수여식과 관련한 사진이 많은 것을 시사해 주었다”고 말했습니다.
독사진 김주애 vs 단체사진 김여정
소식통은 “저격수보총을 받은 간부들이 실탄을 사격하는 여러 장의 사진이 공개됐는데 김정은 딸의 사격 모습은 독사진으로 크게 소개된 반면 김여정은 다른 간부들 속에 섞 여 같이 사격하는 집체 사진만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무기 수여식을 할 때도 김여정은 특별히 나서지 않고 일반 간부들과 똑같이 행동한 반면 김정은의 딸은 무기를 수여하는 아버지를 옆에서 거들었다”며 “이런 행동은 이전에 김여정이 하던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번에 공개된 사진은 김정은의 딸이 고모보다 지위가 더 높음을 확실하게 보여준다”며 “일부 간부들은 앞으로 딸의 지위가 계속 높아질 것이고 그 만큼 김여정은 뒤로 밀려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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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북도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4일 “김여정이 당 9차 대회에서 중앙당 총무부장으로 되었다”며 “김여정이 핵심부서에서 힘없는 부서로 간 데 대해 의아해 하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선전선동부 부부장이던 김여정이 총무부 부장이 된 것을 승급했다고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며 “선전선동부는 조직지도부와 함께 당의 2대 핵심 부서이지만 총무부는 여느 다른 부서보다 힘이 없는 부서”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총무부는 주로 당 내부 문건 관리를 맡은 부서로 도당, 시당, 군당에도 존재하는데 다른 부서처럼 지도할 산하(관할) 기관이 없다보니 먹을 알이 없어 당일꾼들이 총무부에 가지 않으려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래도 당 정치국 후보위원이 된 만큼 김여정의 위상이 여전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정치국 후보위원이라고 해도 총무부의 특성상 조용히 지낼 것 같다는 주장도 있다”며 “지금까지 총무부장이 공개석상에 나선 적은 없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전에 김여정이 공식 석상에 자주 등장해 발언하는 등 2인자처럼 행동했는데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하다”며 “권한 없는 실무 부서로 가는 김여정이 섭섭하지 않게 정치국 후보위원을 시킨 것일 수도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서울사이버대 통일안보북한학과 학과장 이지영 교수는 김주애가 등장한 이후부터 김여정의 역할이 축소되는 것이 목격됐지만 그렇다고 김여정의 지위나 역할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이지영 교수: 김씨 가문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북한 체제 특성상 김여정이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김주애를 부각시키자면 어쩔 수 없이 김여정이 들러리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한편 북한 김일성대를 졸업하고, 청진의학대학 철학 교수 경력을 가진 현인애 박사는 북한 간부와 주민들이 3대로 이어진 세습을 거치며 권력 구도를 평가하는 안목이 생긴 것 같다면서 이들이 보는 시각이 틀리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현인애 박사: (김정은이) 믿을 인척이 적은 만큼 김여정을 조직지도부에 보내야 하겠지만 후계 세습을 위해서는 아니라고 생각할 겁니다. 김여정은 옛날로 보면 김경희와 같은 처지에 있는 건데 결국 사람들이 앞으로 김여정이 전망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