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동영 한국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곧 개최될 최고인민회의에서 이른바 ‘적대적 두 국가’ 노선을 헌법에 명문화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구성을 핵시설 소재지로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6일 한국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정동영 한국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이번 달 열릴 최고인민회의에서 ‘적대적 두 국가’ 노선을 헌법에 명문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정동영 한국 통일부 장관: 북한이 3월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에 ‘적대적 두 국가’를 박아 넣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당이 이끄는 국가로서, 당대회 결정서를 통해 남측과는 상종하지 않겠다, 적대적 두 국가이며 동족도 아니라는 뜻을 밝혔습니다.
정 장관은 다만 헌법 명문화가 이뤄져도 자체적 규범력에 그칠 뿐, 남북이 민족공동체로서 장기적으로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적 두 국가’로서의 정체성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어 한국 내에서도 대북 정책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지만 무력 충돌만은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북한을 향한 이른바 ‘남남 통합’이 우선 이뤄져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북한 우라늄 농축시설이 가동되는 지역으로 영변과 구성, 강선 등 세 곳을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한국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공식 확인한 영변과 강선에 제3의 우라늄 농축시설로 구성을 언급한 것입니다.
정 장관은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이달 초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기조연설한 내용을 인용해 북한 핵능력 고도화 수준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당시 평안북도 영변과 평양 인근 강선 지역에 있는 우라늄 농축시설이 계속 가동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 핵 프로그램을 계속 감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정 장관은 미국이 폭격한 이란 핵시설의 우라늄 농축률이 60% 이하인 데 비해 북한은 90%에 달하는 무기급 우라늄을 만든다며, 이런 시설을 영변에 한 군데 더 증설하고 있다는 그로시 사무총장의 발언 내용을 전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지난해 16kg을 비롯해 지난 30년 동안 여섯 차례 주기를 통해 플루토늄 100kg, 즉 핵무기 약 20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을 추출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확인한 북한 우라늄 농축시설은 영변과 강선 두 곳으로, 정부 고위 당국자가 구성을 핵시설 소재지로 공식 석상에서 언급한 것은 이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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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선언’ 등 평화체제 논의 착수”
한편 통일부는 한국전쟁 종식 의지를 담은 평화선언을 추진하는 등 평화체제 논의에 착수할 것이란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통일부는 이날 회의 업무보고에서 “한국전쟁 종식에 대한 정치적 의지를 반영해 평화선언을 추진하고, 이를 토대로 평화협정 체결 등 평화체제 논의에 착수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는 이재명 한국 대통령이 올해 3·1절 기념사를 통해 남북 관계 진전 의지를 표명한 것과 궤를 같이 하는 것입니다.
이재명 한국 대통령(지난 1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낮추고 상호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여러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해왔던 것처럼, 한반도 평화와 남북 간 신뢰 회복을 위해 필요한 일들을 일관되게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통일부에 따르면 ‘평화선언’은 한국과 정전협정 체결국 등 다자가 참여해 종전 의지를 표명하는 정치적 선언으로, 문재인 정부 당시 ‘종전선언’과 같은 성격을 갖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평화협정 체결 전 단계로 종전선언을 추진했지만 2019년 초 하노이회담 결렬로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통일부는 올해 안에 미북대화 재개를 달성하기 위해 ‘한반도 평화특사’ 임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미국에 대북특별대표 지명 필요성을 제기하는 한편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과 전략적 소통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북한 동향과 관련해선, 한미 연합훈련과 제15기 최고인민회의 구성을 계기로 9차 당대회 후속 조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선 대남 비난과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대외적으로는 중동 사태를 관망하며 대미 관계를 저울질하는 한편 중국·러시아와 외교를 강화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