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수년째 청년들에게 주요 건설장, 탄광 등 험지에 자원할 것을 강요하면서 일부 청년들이 험지 파견을 피하기 위해 뇌물 보따리를 들고 여기저기 찾아다닌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1일 “당국의 어렵고 힘든 초소 탄원(자원) 강요에 전국의 도시 청년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일부 청년들은 뇌물을 들고 여기저기 찾아다니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며칠 전 도내 청년 수십 명이 당이 원하는 어렵고 힘든 초소에 진출했는데 친구의 조카도 원래 이번 진출자 명단에 속해 있었다”며 “다행이 빠르게 손을 써서 명단에서 겨우 빠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한 간부에게 인민비(중국 위안화) 2500원(미화 350달러)을 뇌물로 주었다고 하는데 진출자 명단이 도당에 올라가 최종 확정이 된 후였다면 아무리 뇌물을 써도 절대 빠지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누구나 당국이 요구하는 어렵고 힘든 초소 진출을 꺼려한다”며 “진출하는 곳이 대부분 농촌 아니면, 깊은 산골 등 살기 힘든 곳이고 또 일단 진출해 가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계속해서 소식통은 “진출자 명단에 오른 청년들이 어떻게 하나 빠지려 애를 쓰지만 쉽지 않다”며 “매번 진출 사업이 제기될 때마다 청년들이 뇌물 보따리를 들고 간부들을 찾아다니는데 결국 좋아지는 건 힘있는 간부들”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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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어렵고 힘든 초소 진출 사업이 수년째 계속되면서 공장, 기업소에 청년들의 씨가 마를 지경”이라며 “공장 간부들도 청년 수가 줄어드는데 대해 속상해 한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원래 우리 기업소에 30살 미만 청년이 6명 있었는데 3명이 당국이 지정한 어려운 초소에 진출해 가고 3명이 남아 있다”며 “이중 1명은 평양시 수도건설돌격대에 나가 있고 1명은 결핵 환자라 결근이 많고 1명만 제대로 출근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1월 진출자 1명을 내라는 지시가 또 내려오자 지배인과 당비서가 윗 간부들을 찾아다니며 사정사정해 없던 일로 했다”며 “성실하고 일 잘하는 청년이 진출자로 뽑히는 경우 간부들이 나서서 막아주고 빼주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가정 생활을 하는 세대주 남성보다 미혼인 청년들이 있어야 돌격대를 비롯한 각종 사회적 동원에 인원을 파견하기 쉽고, 또 힘을 써야 하는 직종도 있는 만큼 청년이 없으면 기업소 운영이 어려움이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그는 “어렵고 힘든 초소 진출이 시작된 초기 군복무를 마친 제대군인들은 진출 대상에 속하지 않았으나 지금은 제대군인이 진출자에 속하는 경우가 있다”며 “진출이 6년째 이어지면서 군대에 나가지 않은 청년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어떤 청년들은 먼 외지에 가는 것보다 자기 고향에 있는게 났다는 생각에서 진출을 하더라도 농촌주택 건설 등을 맡은 군 건설여단이나 군 원료기지 같은 데 가려 한다”며 “당대회가 있은 만큼 청년들에 대한 탄원 강요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