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애 연일 군사 행보...“후계자 서사 구축 중”

앵커: 한국 내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딸 김주애가 권총 사격 등 군사 행보를 잇달아 공개하고 있는 것에 대해, 군을 지휘할 수 있는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져가는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전날 딸 김주애와 함께 권총 등 휴대용 경량 무기를 생산하는 군수공장을 시찰했다고 12일 보도한 북한 관영매체.

공개된 사진에는 김주애가 김 총비서와 함께 ‘공장 사격관’에서 권총사격을 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김주애는 지난달 27일에도 군사 지휘관 등에게 국방과학원이 새로 개발해 생산한 신형 소총을 선물로 수여하는 자리에 참석해 저격용 소총을 직접 쐈고, 이 장면 역시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이처럼 북한이 최근 김주애가 사격하는 장면 등 군사 행보를 잇따라 전한 것은 차기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주민들에게 부각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여성으로서 군사 분야 관련 경력과 자질을 쌓게 하려는 과정으로 보인다”며 “국제 정세 변화와 무관하게 내부적으로 김주애로 하여금 백두혈통 후계자로서 경력과 자질, 서사를 쌓게 하려는 연출 과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직접 나서 총을 쏜 것은 군부와의 관계를 다지기 위한 치밀한 연출 과정일 것이라면서, 그 동안 제기돼 온 김주애가 최고지도자 후계자로 내정돼 있다는 추정이 이제는 공식화되는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지난해 연말까지는 ‘과연 김주애가 (후계자로) 내정된 것이 맞느냐’는 의문을 가졌지만, 올해 초부터 연속적으로 등장하는 모습을 보면 단순히 아버지를 따라다니는 딸의 신분을 넘어 실질적인 후계자 단계에 진입했을 가능성에 대한 시사점을 다양하게 던져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임 교수는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계기로 한 러시아와의 밀착 등 군사와 경제 분야에서 지난 5년 동안 달성한 성과가 김주애를 전면에 내세우는 시도에 힘을 실어줬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도 북한 당국이 김주애가 사격하는 모습을 공개하며 후계자로서 군권 장악에 시동을 거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최근 권총이나 저격총을 쏘는 모습, 아버지 김정은과는 별개로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는 모습은 군권 장악과 매우 깊은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어린 여자 아이지만 군 관련해서 천부적 소질이 있고 대단한 전략가다, 이런 서사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조 석좌연구위원은 북한 최고지도자를 이어받기 위해선 여러 직함이 필요하지만, 결국 군을 장악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여성으로서 후계자가 될 김주애에게 가장 어려운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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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외교차관보 방한…한국 당국자 잇따라 만나

이런 가운데 한국과 미국 외교 차관보가 서울에서 만나 정상 간 합의사항과 북한 문제 등을 논의했습니다.

한국을 방문하고 있는 마이클 디솜브리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이날 외교부를 찾아 정의혜 차관보과 오찬 및 면담을 가졌습니다.

외교부에 따르면 디솜브리 차관보는 북핵 수석대표인 정연두 외교전략정보본부장도 만나 9차 북한 당대회 이후 동향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양측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한 가운데, 외교부는 현재 미국에 중동 등 당면 과제가 있어 미북 대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할 상황은 아니라며 “지금 미국이 당장 북한에 대해 뭔가 구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