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청와대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그런 언사가 평화 공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24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 회의에서 전날 시정연설한 내용을 보도한 북한 관영매체.
이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공인하고 가장 명백한 언사와 행동으로 철저히 배척하고 무시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지금껏 보여 온 대남 적대 기조를 재확인한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청와대는 정부가 “적대적 언사가 지속되는 것은 평화 공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는 “한반도에서 남북 모두의 안정과 번영을 담보할 수 있는 길은 적대와 대결이 아닌, 대화와 협력을 통한 평화 공존”이라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이어 “정부는 긴 시야를 갖고서 평화 공존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통일부도 한반도 평화공존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총비서 시정연설을 통해 “기존의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재확인했다”며,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공존 관계로 남북을 발전시켜 나간다는 기조 아래 일관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김 총비서가 시정연설에서 핵무력 강화를 강조한 데 대해 한미 간 연합방위태세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정빛나 한국 국방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정빛나 한국 국방부 대변인: 한국 군과 정부는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굳건한 한미 간 연합방위태세 하에서 강력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전문가들은 김 총비서의 대남 적대 발언이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지만, 그 수위 면에선 근본적 규범을 개정하는 수준의 강도 높은 것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의 말입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북한 체제 내에서 최고지도자의 결단이 국가의 공식적, 법적 의지로 확정됐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공인했다는 표현은 지금까지 나온 표현 중에서 가장 높은 수위로 남북 관계 단절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이 같은 기조가 헌법에 반영됐는지 여부를 아직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선 새로운 국경선 획정이라는 민감한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기존 공안 중심 체제에서 벗어나 서구식 행정 체계인 ‘경찰 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선 “그 동안 내세워 온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제도로 뒷받침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라며, 치안 기능을 체제 탄압과 정권 보위에 활용해 온 과거와 달리 주민의 안전과 복리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전반적으로 경찰 제도를 일반국가와 비슷하게 도입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며, 정보 수집 기능 강화와 정상국가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차원인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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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단체 “한국 정부, 북 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 참여해야”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가 유엔인권이사회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 참여를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관련 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관계기관 간 협의를 통해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박일 한국 외교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박일 한국 외교부 대변인: 공동제안국 참여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반도 평화 공존을 위한 우리 정부의 제반 노력과 결의안 문안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서 현재 검토가 진행 중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관계기관 간의 심도 있고 포괄적인 협의를 통해서 입장을 정해 나가고자 합니다.

정부 내에서는 남북 대화 재개를 모색하는 상황에서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공동제안국 참여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과, 보편적 가치인 인권문제에 원칙적으로 임해야 한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인권단체 국제인권연맹(FIDH)과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은 한국 정부에 보내는 공개 서한을 통해 북한인권결의안 공동 제안을 포기한다면 이는 국내적, 국제적으로 깊이 우려스러운 신호가 될 것이며, 한국은 북한인권 문제를 이끌어 나가야 하는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재명 한국 대통령에게 “취임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유엔 인권이사회 연례 북한인권 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해 중대한 북한 내 인권문제에 원칙적인 입장을 취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