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장관 “남북, 서로 이익 되는 새 관계 필요”

앵커: 정동영 한국 통일부 장관은 남북 관계에 용기 있는 방향 전환이 필요하며,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새로운 관계를 설정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와 통일연구원이 25일 서울에서 공동 주최한 ‘적대의 종식과 한반도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 학술대회.

정동영 한국 통일부 장관은 개회사를 통해, 남북 간 평화적 공존이 먼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동영 한국 통일부 장관: 평화는 그 무엇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평화적 공존 그 자체가 목표입니다. 남북 관계를 폐허로 만든 적대와 대결을 청산하고 싸울 필요 없는 평화적 공존 관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한국 통일부와 통일연구원이 3월 25일 서울에서 공동 주최한 '적대의 종식과 한반도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 학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정동영 한국 통일부 장관
정동영 한국 통일부 장관 한국 통일부와 통일연구원이 3월 25일 서울에서 공동 주최한 '적대의 종식과 한반도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 학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정동영 한국 통일부 장관 (RFA)

정 장관은 통일이 궁극적 목표라면서도, 지금은 평화공존 자체를 정책 중심에 두고 한반도 정책 패러다임을 다시 설계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정치적, 경제적, 법적으로 남북 간 평화적 공존관계가 제도화된다면 그 어떤 문제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정 장관은 “향후 남북기본협정 체결과 함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관련 국가들 간 논의가 시작될 때 비로소 한반도 문제 해결의 출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남북이 “서로에게 이익이 되고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새로운 관계 설정을 통해 공동이익을 창출해 나가길 희망한다”며 “용기 있는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정보원장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낸 서훈 전 원장은 기조연설에서 미북 정상회담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 지금은 우리가 한반도에서 평화의 돌파구를 다시 열어야 할 때입니다. 우리가 먼저 갈 수 없다면 그 돌파구는 미북 정상회담일 수 있습니다.

서 전 원장은 한반도를 둘러싼 환경이 날로 악화되는 지금, 어려운 여건일수록 이른바 ‘톱다운’ 방식의 정상 간 만남이 그 자체로 큰 의미를 갖는 위력적인 수단이 될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이어 중동 사태 등 불안이 세계로 번지는 현 상황을 언급하며 “만남은 빠를수록 좋고, 큰 합의도 좋지만 작은 합의도 소중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통일부는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제15기 출범을 계기로 위상과 역할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통일부는 이날 낸 최고인민회의 분석 자료에서 당 정책 입법활동이 활성화될 것이라며, 이번에 상임위원장으로 선출된 조용원이 의장을 겸직하면서 그 동안 회의 진행 역할에 머물던 의장 위상이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격인 국무위원회 ‘국가보위성’ 명칭을 ‘국가정보국’으로 바꾼 것은 정보기능을 강화하고 정상국가화를 시도한 것이란 분석입니다.

경제통인 김덕훈을 내각에 신설한 제1부총리에 임명하고 이를 국무위원회에 포함시킨 것은 경제분야에 역량을 쏟겠다는 의도인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또 북한이 이번 내각 인사에서 부총리 7명 가운데 4명, 상급 37명 가운데 17명을 각각 교체한 것에는 성과주의 인사 개편 성격이 있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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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단체 “북, 강제노동·인신매매로 미사일 자금 조달”

한편 북한 군사 및 보안 기관들이 민간 기업으로 위장해 러시아에서 활동하고 있고, 군 인력을 강제 노동 형태로 파견해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북한인권단체 ‘북한인권시민연합’은 이날 벨기에(벨지끄) 브뤼셀에서 열린 ‘무기 개발과 사회 억압을 지탱하는 자금 구조: 군·안보기관 산하 기업을 통한 북러 협력 사업’ 보고서 출간 기자설명회에서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은 이들 조직이 “러시아 교육 비자 제도와 금융 제도를 이용해 북한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에 투입되는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금융 기록과 기업 등록 자료, 전직 북한 관료와 해외 파견 노동자를 심층 인터뷰한 내용 등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노동자들은 러시아 교육 기관에 등록하는 등 학생 신분으로 위장해 건설과 산업 현장에 투입되고 있고, 군사 인력들은 현대판 노예제와 다름 없는 조건 아래 인신매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백 개 이상의 북한 관련 기관이 이런 체계에 관여하고 있지만 이들은 어떤 국제 제재 대상으로도 지정되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보고서 책임 조사관을 맡은 요안나 호사냑 북한인권시민연합 부국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노예 노동, 제재 회피, 군사 자금 조달이 국가 최고 권력 구조에 의해 조율되는 하나의 체계”가 드러났다며, 이들 사례만큼 인권과 안보 문제가 밀접하게 직결된 사례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