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러 파병 전사자 ‘충성도’ 따라 차별대우

앵커: 러시아에 파병됐다 숨진 전사자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대우가 사망 직전 처신에 따라 2개 부류로 갈린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 삭주군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3월 20일 “해외군사작전 참전 전사자들이 2개 부류로 갈린 평가를 받는다”며 “전사자 부모와 자녀들이 받는 대우가 다르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 기준은 전사자가 숨질 당시 어떻게 처신했는가 하는 것”이라며 “죽을 때 ‘김정은 만세’를 외쳤거나, 화점을 몸으로 막았거나, 포로가 되지 않으려 자폭했거나 한 경우 1부류이고, 아무런 충성 행동을 보이지 않고 불시에 사망한 경우 2부류에 속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죽음도 충성도 기준... 평양 또는 지방 거주, 학교 차등

소식통은 “삭주군 읍내에 아들을 잃은 부모가 있는데 이들은 다른 전사자 가족들처럼 평양 거주 대상에 속하지 못했다”며 “아들이 전사자 평가 기준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부모는 20살밖에 안된 아들을 잃고도 마치 죄를 진 것처럼 풀이 죽어 있다”며 “그 집 아들에 대해 ‘아무래도 죽는 걸 왜 남들처럼 자랑스럽게 죽지 못했는가’라고 말하는 사람도 없지 않아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영예(상이)군인도 부류에 따라 대우가 다르다”며 “전투의 앞장에서 돌격하다 총에 맞았거나 지휘관에게 날아오는 총탄을 자기 몸으로 막는 등 소위 충성을 보인 사람은 높은 훈장을 받고 신의주영예군인경제대학에 갔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고향의 영예군인공장에 배치 받았다”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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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지난 31일 “참전 전사자 자녀 중 일부는 평양에 있는 학원에 가고, 일부는 지방에 있는 학원에 갔다”며 “전사한 아버지가 어떤 평가를 받는가에 따라 자녀가 가는 학원이 달랐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부령군에 사는 한 노인 부부의 아들이 참전 전사자”라며 “군관이었던 아들에게 9살 손자가 있는데 작년 가을 남포혁명학원에 갔다”고 말했습니다.

“노인 부부는 당국이 손자를 키워준다고 한데 대해 진심으로 고마워했지만 다른 유자녀들이 평양에 있는 만경대혁명학원에 간 것을 알고는 매우 섭섭해 한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만경대혁명학원은 남포혁명학원에 비해 급이 더 높다”며 “원아들이 입는 교복이나 같은 군복 색깔부터 다를 뿐 아니라 숙식, 교육 조건은 물론 졸업 후 전망문제까지 차이가 크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에는 만경대혁명학원처럼 ‘혁명’이 붙은 학원과 그렇지 않은 학원이 있습니다. 혁명학원은 특별한 공을 세우고 사망한 부모의 자녀들이 가며 각 도에 있는 일반 학원은 부모를 잃은 고아들이 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계속해서 소식통은 “유자녀가 만경대혁명학원이나 칠골혁명학원에 갔으면 아버지가 충실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 받았다는 의미”라며 “남의 나라 전쟁에 가서 목숨을 잃고도 그 무슨 기준에 따라 대우가 달라지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에 대해 탈북민들의 상징적 단체인 탈북자동지회 서재평 회장은 북한이 오래전부터 주민들을 출신과 사회적 지위에 따라 구분하고 차별 대우해온 것을 생각하면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서재평 회장: 북한은 역대적으로 지도자에 대한 충성도와 출신성분, 사회계급적 환경을 기준으로 전 주민을 구분해 평가했고 이는 간부 등용, 노동당 입당 및 대학 추천 등에 활용됐습니다. 특히 지도자에 얼마나 충성했느냐가 모든 평가의 핵심기준이 됩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