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수교 78주년을 기념하는 ‘조선 영화 주간’이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 노비 아르바트 거리의 ‘카로 11 옥탸브리’ 극장에서 진행됐다. 양국의 수교 일자는 1948년 10월 12일이다.
이 행사는 러시아의 국영 영화진흥기관인 ‘로스키노’(ROSKINO)가 문화부의 지원을 받아 주최했다.
로스키노는 러시아의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시청각 콘텐츠 산업을 해외 시장에 홍보하고, 수출을 지원하고 있다.
“상영관 만석” 홍보
로스키노는 러시아 사회관계망서비스 브콘탁테(VK)에 “상영관이 만석을 기록했다”며 “관객들이 북한 영화를 계속 새롭게 알아가고 있다”고 홍보했다.
엘자 안토노바 로스키노 사장: 배우 출신으로서 78주년을 기념하는 영화 주간에 참가하게 돼 매우 기쁩니다. 두 나라 관객은 영화를 통해 서로의 문화와 영화 예술을 더 잘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러시아와 조선 사이의 우호적인 외교 관계를 한층 더 굳건히 하는 데 이바지할 것입니다.
북한 영화 상영작은 모두 7편이었다. 6·25전쟁 초기 북한군의 서울 점령을 다룬 개막작 ‘72시간’을 비롯해 ‘하루낮 하루밤’과 그 후속편 ‘대결의 낮과 밤’, ‘우리 집 이야기’, ‘한 여학생의 일기’, ‘평양 날파람’, 그리고 공상과학 만화영화 1편이다.

개막식에는 러시아 인사뿐 아니라 리영진 주러시아 북한대사관 공사와 대사관 관계자들, 리철 북한 국가영화총국 대외 협조국장를 비롯한 북한 영화인 대표단 등도 참석했다.
올가 류비모바 러시아 문화장관은 개막식 축사에서 “이번 상영이 양국 국민의 상호 이해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모스크바 관객은 VK에 ‘하루낮 하루밤’을 본 뒤 “영화가 마음에 들었다”며 “서방 영화에 지쳐서일 수도 있고, 침략자와 싸우던 조선 인민에게 공감했던 기억이 떠올라서일 수도 있다”고 적었다.
러 매체, 북한 영화 소개에 한국 영화 사진 싣기도
북한 영화에 대한 냉정한 평가도 나왔다.
러시아의 한국학자 마샤 오세트로바 씨는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 “북한이 외국 관객에게 맞는 최신작을 고르려 애썼다”면서도, “상영 시간이 지나치게 길고, 역사적·문화적 맥락을 모르면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특히 “최고지도자에 대한 의례적인 충성 표현이 외국 관객을 북한 문화에서 멀어지게 하는 가장 큰 장벽”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러시아 매체 ‘모스크비치 매그’도 다소 냉소적인 어조로 행사를 소개했다.
이 매체는 “동지와 대오, 투쟁 옆에 태풍과 학생들, 고아들, 일본 해적이 나란히 자리한다”고 전했고, 입장이 무료인 것에 대해서도 “사회주의 나라와 문화 교류를 유료 입장으로 시작한다면 이상했을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한편, ‘모스크비치 매그’는 북한 영화를 소개하며 한국 영화 사진을 사용한 실수도 노출했다.
이 매체가 “모스크바에서 러시아와 북한 수교 78주년을 기념하는 첫 조선 영화 주간이 열렸다”고 소개하며 올린 사진에는 지난 3월 25일 한국에서 개봉한 어일선 감독의 영화 ‘열여덟 청춘’의 장면이 사용되기도 했다.
에디터 노정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