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출 교수 “신압록강대교 개통으로 북중 물동량 처리 3~5배 확대 전망”

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를 잇는 신압록강대교가 15일 본격 개통되면서 북중 접경지역의 물동량 처리 능력이 기존보다 최소 3~5배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규모 물류 통로 확보로 북중 교역이 활성화되고, 김정은 정권이 추진하는 ’지방발전 20×10 정책′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신압록강대교 개통이 단순한 교역량 증가를 넘어 북중 간 물류 체계의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신압록강대교가 12년 만에 개통된 배경과 향후 북중 경제관계에 미칠 영향, 대북제재 속 경제협력 확대 가능성 등을 일문일답으로 짚어봤다.

“위탁 임가공 완제품의 대중 수출 폭증할 것”

[기자] 신압록강대교가 본격적으로 개통될 경우 북중 경제관계에 어떤 실질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는가?

[임을출 교수] 신압록강대교가 본격적으로 개통될 경우, 북·중 경제관계는 단순한 교역 물량 증가를 넘어 제도화·공식화된 대형 물류 체제로의 본질적 체질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왕복 4차로의 현대식 교량을 통해 대형 트레일러 및 컨테이너 차량의 상시 대량 통행이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접경지역 물동량 처리 능력이 기존 대비 최소 3~5배 이상 비약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김정은 정권의 핵심 치적 사업인 ‘지방발전 20×10 정책’에 필요한 공장 건설 설비, 건축 자재, 비료, 농자재, 중유 및 에너지 자원의 대대적 공급 통로가 확보될 것이다.

북한 문제 70년사를 정리한 저서 <돌아섬, 돌아봄>을 펴낸 임을출 교수가 RFA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임을출 교수 임을출 교수가 RFA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RFA)

[기자] 특히 북중 교역 확대와 북한산 제품의 대중 수출, 북한 노동력 활용 등에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가?

[임을출 교수] 대북 제재망을 비교적 안전하게 피할 수 있는 의류, 가발, 인조 속눈썹, 장난감 등 위탁 임가공 완제품의 대중 수출이 폭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산 원자재 반입과 북한산 완제품 반출이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24시간 원활해지면서 단둥-신의주를 잇는 수직적 임가공 생산기지 체제가 완비된다. 신의주 인근(위화도 등) 대규모 온실농장에서 생산되는 신선 채소류, 수산가공품, 북한산 화장품 및 식음료 등 제재 수위가 낮거나 민생용으로 분류되는 제품들의 대중 판로가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 안보리 결의상 신규 파견이 제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당국의 암묵적 용인 하에 ‘연수생·유학생·일시 방문’ 등 합법적 비자 형식을 빌린 대규모 노동력 공급이 원활해질 것이다. 단둥 현지 봉제·가공 공장, 식당, 건설 현장에 배치된 10~20만 명 규모의 북한 노동자 인력 교체 및 신규 인력 유입이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이다. 노동자가 직접 중국으로 건너가지 않더라도, 신압록강대교와 직결된 신의주 일대의 보세 가공구 및 공장에 중국 자본과 원자재를 투입하여 북한 내부의 저임금 노동력을 직접 활용하는 방식이 대폭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12년 만의 개통, 북중 간 전략적 타협의 결과”

[기자] 신압록강대교는 2014년 완공 이후 약 12년 동안 개통되지 못했다. 북중관계가 개선됐던 2018~2019년에도 개통되지 않았는데, 이처럼 오랫동안 개통이 지연된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임을출 교수] 신압록강대교의 12년 지연은 단순한 공사 차질이 아니다. 첫번째로 북한의 내부적 세관·도로 인프라 미비 및 체제 유지를 위한 유입 통제, 두번째로 유엔 안보리 제재 및 미국의 2차 제재인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에 대한 중국의 외교·경제적 부담, 세번째로 미·중 및 북·중 관계의 복합적 정치 셈법 등이 교차한 결과였다.

교량이 완공된 2014년 직후는 북한의 연속된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북·중 관계가 가라앉았던 시기였다. 중국 역시 대북 제재에 동참하면서 인프라 개통을 추진할 외교적 명분이 부재했다. 중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제재 체제를 완전히 무시할 수 없었기에, 안보리 제재가 엄존하는 상황에서 개통을 하기에는 외교적 부담을 느꼈다.

대규모 4차선 교량을 통한 외부 물자와 인적 유입은 북한 당국에 ‘체제 안전 위협’으로 인식됐다. 장마당과 밀수 등 비공식 유통망 확산과 외부 사조 유입을 경계한 평양 당국은 국가가 완벽히 통제할 수 있는 자동화된 검제·세관 시스템을 갖추기 전까지 개통을 의도적으로 미루는 ‘속도 조절’을 단행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북한이 극단적인 국경 봉쇄 조치(2020~2023년)를 단행하면서 인프라 협의와 개통 논의 자체가 완전히 동결됐다.

2026년 10월 15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바라본 신압록강대교 전경. 중국과 북한을 연결하는 왕복 4차선 신압록강대교는 완공 12년 만인 이날 공식 개통됐다.
신압록강대교 개통 2026년 10월 15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바라본 신압록강대교 전경. 중국과 북한을 연결하는 왕복 4차선 신압록강대교는 완공 12년 만인 이날 공식 개통됐다. (AFP)

[기자] 완공 약 12년 만에 지금 개통이 추진되는 결정적인 배경은 무엇인가? 특히 북한의 대중 무역적자와 경제적 필요 등을 고려할 때, 북중 양국이 어떤 경제적 이해관계나 타협점을 찾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임을출 교수] 신압록강대교의 12년 만의 개통은 제재 감시망 약화라는 대외적 기회의 창이 열렸고, 북한의 무역적자 해소·외화벌이·건설 자재 수급 수요와 중국의 동북 3성 경제 부흥 및 영향력 강화 수요가 결합하고, 국가 주도 통제형 통관 체제 구축이라는 안전장치를 통해 성사된 북·중 간 실용적·전략적 타협의 결과물이다.

앞으로 접경지 물류 혁신 및 교역량의 비약적 증대가 예상된다. 기존 노후화된 1차선 조중우의교(압록강철교)의 물류 병목 현상을 해소하고, 왕복 4차선 현대식 교량을 통해 양방향 대규모 통관이 가속화되면 대형 기계 설비, 원자재, 건축 자재, 에너지 등 대형 화물 수송이 원활해져 ‘지방발전 20×10’ 등 북한 내부 건설 사업을 더욱 활성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자] 최근 북러 간 두만강 자동차다리 개통 등 북러 경제협력이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북러 밀착이 신압록강대교 개통 추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가? 나아가 북한이 북러 협력을 지렛대로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을지, 과거 중러 사이에서 취해온 균형외교와도 연결해 해석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임을출 교수] 김일성 시대 북한은 중국과 소련의 갈등을 이용해 양쪽 모두로부터 경제·안보 원조를 챙기는 등거리 균형 외교를 전개했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러시아에 안보·군사적 밀착과 즉각적 실리를 얻고, 중국에는 신압록강대교 등 대형 물류 관문을 통해 자립 경제의 토대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 기반의 대등한 삼각 연대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구걸형 균형 외교였다면, 현재는 고도화된 핵무력과 전쟁 물자 공급 능력을 밑천 삼아 중국 및 러시아와 대등한 전략적 파트너로서 판을 흔드는 주도적 균형 외교를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중국, 대북제재 위반 우려에 초기 속도 조절 가능성”

[기자] 유엔 대북제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신압록강대교 개통을 통한 북중 경제협력 확대에는 어떤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는가? 제재의 제약 속에서도 양국이 실질적으로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분야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임을출 교수] 초기에는 중국이 유엔안보리제재 위반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 목소리를 고려해 속도조절을 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면 유엔 안보리 결의(2397호 등)에 의해 대북 수출이 제한되는 기계류, 금속, 중장비, 수송용 차량의 대북 수출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재 제약 속 양국이 실질적으로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분야를 최대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민생 목적’ 교역과 일부 제재 비대상 품목 교역을 최대한 확대하고, 특히 북한이 추진 중인 지방 공장 건설용 경공업 자재, 시멘트, 소형 경공업 생산 설비 등 민생/경공업 관련 물자의 대량 교역이 예상된다. 또한 북한의 과도한 핵미사일 무력 시위 등에 따른 북중 간 미묘한 관계 변화, 주변 정세 악화 등에 따라 실질적 협력 수준이 조절될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봐야 한다.

에디터 이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