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압록강대교 개통식, 북한은 빈차
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를 잇는 신압록강대교의 15일 개통식에서, 중국에서 북한으로 온 차량에는 물건들이 실려 있었지만 중국으로 가는 북한 차량은 전부 빈 트럭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중 교역 체계의 큰 틀이 바뀌는 과정에서 나타난 초기 준비 부족 상황과 북중 교역의 불균형을 보여주는 상징적 단면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북한 평안북도의 주민소식통 ㄱ씨는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개통식에 참가했지만 반쪽 개통식이나 다름없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에서 온 차량에는 포장한 물자가 가득 실려 있었으나 우리(북한) 차량은 물자가 없는 빈 차량상태로 운행했다”고 전했다.
또다른 평안북도의 소식통 ㄴ씨도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 소식통은 “개통식에서 기본적인 물자는 오갈 것으로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이런 이유로) 일부에서는 개통식 차량운행을 씁쓸한 표정으로 지켜본 참가자도 있었다”고 전했다.
북한 차량이 개통식에서 빈 트럭 운행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주요 이유 중의 하나는 북한 중앙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중국과의 교역은 해당 중앙 기관의 승인 절차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 계약과 (물량이나 계획 등) 지표와 관련된 절차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ㄱ아무개씨는 “일부에서는 조중(북중) 친선과 협력을 의미하는 행사에 빈 차량을 동원한 북한 당국의 처사를 비난했다”면서 “얼마나 오랜 기간을 거쳐 개통했는데 아직까지 교류 물자 지표나 계약을 이유로 드느냐”고 반문했다.
신압록강대교 개통식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는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개통식에 참가한 한 주민소식통은 “참석자들이 신압록강대교 개통을 경축하는 의미로 장식한 화려한 장식을 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며 “꽃으로 장식한 대형 차량의 운행을 보며 조중 관계가 더 밀착되길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기존 무역업체들 혼란
신압록강대교 개통을 전후해 북중 무역의 통관 거점이 바뀌는 과정에서 기존 무역업체들 가운데 일부는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업에 종사하는 소식통은 원정교두, 칠성교두, 남양교두 등 함경북도와 양강도, 자강도, 신의주의 기존 조중우의교 등지의 세관에서 진행하던 통관 절차가 신압록강대교 개통으로 잠시 중단돼 양국의 교역이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일부 회사는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으며, 세관 변경 절차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아 문을 닫은 업체도 있다고 전했다. 다른 세관으로 통관을 변경하려면 업체 입장에서는 여러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는데, 북한 당국의 대응이 늦어져 거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기존의 다른 지역 물류 교류를 신압록강대교로 변경하느라 시간이 걸려 이르면 11월 초부터나 기초적인 교역이 다시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개통식에서 북중 간에 적재 물품의 편차가 컸던 것과 관련해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조중우의교라는 기존 다리를 통과하는 데 익숙해진 상황에서 신압록강대교라는 완전히 새로운 거점으로 물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정”이라며“따라서 초기 적응 과정은 불가피할 것이므로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을출 교수는 “북한과 중국의 교역을 보면 중국 쪽에서 북한 쪽으로 들어가는 물건이 압도적으로 많고 북한에서 중국 쪽으로 나가는 물량은 적을 수밖에 없다”며 “양국 간 교역이 비례적인 상황은 아닌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왕야쥔 북한 주재 중국대사는 신압록강대교 개통식 하루 뒤인 16일 대교와 인접한 양측 출·입경 시설을 방문했다.
북한주재중국대사 대교 방문
17일 북한주재중국대사관 소셜미디어에 따르면 왕 대사는 전날 오전 신압록강대교의 북중 통상구 시설을 방문했고, 여기에는 중국 측 랴오닝성·단둥시 관계자와 북한 평안북도·신의주 관계자 등이 동행했다.
왕 대사는 중국 측 여객 검사 건물을 둘러본 뒤 여권을 이용해 출입경 수속을 밟았으며, 북한 측 여객 검사 건물과 종합무역구·화물하치장·면세점 등도 방문했다.
양 대사는 “양국이(북-중 정상의) 전략적 인도하에 신압록강대교가 정식 개통했다며 이는 양국의 전통적 우의를 발전시켜 경제, 무역, 협력을 심화하고 경제무역협력의 확대와 인적 왕래의 강력한 동력을 불어넣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내년 3월이나 돼야 정상 통관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신압록강대교는 중국의 투자로 2010년 12월 착공식을 연 뒤 2014년 교각을 완공했으나 세관 관련 후속 시설 미비, 통관 검색 설비 부족, 도로망 연결 미흡, 코로나21 등의 문제가 겹쳐 2026년 10월 15일에야 공식 개통했다.
에디터 이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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