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시민단체인 평화재단은 13일 서울에 있는 프레스센터에서 북한핵문제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2.13 합의 한 달째를 맞아 ‘2.13합의와 한반도 평화체제’를 주제로 한 토론회를 가졌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북핵문제 해결을 향한 앞으로의 이정표, 그에 따른 북미관계, 그리고 동북아의 질서 재편 등에 관해 폭넓은 발표와 토론이 있었습니다.
먼저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남한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조성렬 신안보연구실장은 ‘한반도의 평화구축과 동북아 질서 재편’이라는 제목의 주제발표에서 일단 지난 2월의 베이징 6자회담의 2.13합의가 초기조치의 이행에 대해 60일이라는 기한을 설정하고 ‘말 대 말’ 행동원칙을 정한 것, 그리고 북미관계 정상화의 첫발을 내딛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조 실장은 북한과 미국의 평화협정 체제는 종전선언과 잠정협정 단계 등의 절차를 거쳐야 이루어 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성렬 연구실장 : 북한이 초기단계 조치를 60일 내에 끝내고 다음 단계 조치는 아직 일정에 없습니다만 초기단계 조치가 4월13일 끝난 이후 6개월에서 12개월 사이에 이루어지리라고 보는데 이 사이에 불능화 조치까지 이루어진다면 그 때 종전선언이 가능하고 거기에 맞춰서 잠정협정이 가능할 것이다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 연구실장은 북한이 연락사무소 단계를 생략하고 북미수교를 맺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북한이 불능화 단계를 지나 핵을 완전히 포기하기 전에는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조 실장은 또 북핵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경우 21세기의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가 마련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어 토론 발표자로 나온 통일연구원의 조 민 선임연구위원은 2.13 합의는 미국의 대북정책의 변화에서 비롯됐다며 이는 미국이 북핵의 ‘완전폐기’에서 핵무기 ‘확산방지’ 정책으로전환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 연구위원은 그렇다고 미국이 북한의 핵폐기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라며 이번 2.13합의는 미국이 북한을 동북아 전략구도에 포함시키려는 판단과 북한의 대미 핵전략이 잘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조 민 연구위원 : 북핵을 장기 과제로 설정하면서 북한을 미국의 동북아 전략 속으로 끌어 들여서 관리하겠다 이런 판단이 아니었나 봅니다. 미국의 이러한 판단과 북한의 생존전략으로서의 주도면밀하고 일관된 대미 핵전략이 부시 정부의 현실적 타협을 끌어냈다 이점도 아주 중요합니다.
조 민 연구위원은 한반도 평화체제의 로드맵,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즉 한반도의 평화 진전 단계를 제시했습니다. 조 연구위원은 미 국무부는 2008년 상반기를 북핵 폐기시한으로 설정했다며 이를 제 1단계로 구분했습니다 조 연구위원은 1단계에서는 북한의 핵폐기 의지가 결정적인 변수라며 북한의 핵폐기가 이루어지면 미국은 상응조치로 미북관계정상화 협의 속에서 대북적대시정책의 구체적 포기로 테러지원국리스트 해제가 이루어지는 한편 대적성국교역법 적용종료 검토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 봤습니다.
조 연구위원은 이와함께 북한의 HEU, 즉 고농축 핵프로그램을 포함한 핵프로그램 완전신고와 핵시설 불능화 조치를 포함한 ‘다음단계’ 조치가 거의 동시에 이루어질 수가 있다며 이 단계에서 미국이 한반도 평화협정의 극적인 체결상황까지 진전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 민 연구위원 : 미국은 지금 엄청나게 서두르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드라마틱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봅니다. 1972년 닉슨 미대통령이 소련으로부터 중국을 떼내기 위해서 핑퐁외교를 통해서 세계사적인 쇼크를 일으켰듯이 부시 대통령도 동북아에서 그런 드라마를 연출할 수 있을 것이다.. 내년 상반기에 미국 부시대통령이 특단의 조치를 내리고 닉슨 쇼크에 버금가는 부시 쇼크를 일으킬 수 있는 필요성이 미국정부 내에 강화되고 있습니다.
조 연구위원은 한반도 평화진전 단계의 2단계는 2008년 후반기에서 2013년으로 잡고 이 단계에서는 핵무기와 핵물질을 폐기 대상으로 북미간 또는 별도협의체의 4개국간 지리한 협상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핵무기의 포기에 대한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결단여부가 결정적인 변수가 되는 단계라고 조 연구위원은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2013년 이후 3단계에서는 핵폐기의 최종적 완료와 북미 수교가 맞교환 되는 단계로 북한은 핵무기 완전폐기와 핵물질의 북한 밖으로의 반출을 완료해야 한다고 조 연구위원은 말했습니다. 조 연구위원은 이 시기에 한반도 평화체제로의 공식전환이 이루어지고 남한과 북한은 경제통합을 바탕으로 남북한 합의에 의한 ‘남북연합’ 단계로의 진입을 국제적으로 선언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이날 토론자로 나온 한국국방연구원 백승주 연구위원은 2.13합의는 매우 불안정하고 문제 투성이 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낙관적으로 보는게 아니냐며 북핵문제가 해결되면 한반도 평화체제가 될 것으로 보지만 북핵이 없을 때도 한반도 평화체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서울-이장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