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하상섭 xallsl@rfa.org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집권 이후에 북한이 비핵화를 이루면 지금까지 이어져왔던 대북 포용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우세합니다. 하상섭 기자가 북한대학원대학교 류길재 교수를 직접 만나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과 한미관계 전망 등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기자: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제17대 대통령으로 당선이 됐습니다. 이에 따라서 향후 이명박 신정부의 대북정책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향후 이명박 정권의 대북정책이 어떻게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계십니까?
류길재 교수 : 한마디로 얘기한다면 이명박 당선자가 후보시절에 얘기했던 줄거리를 파악해보면 뭔가 실리적인, 국가이익 우선의 대북정책을 지향하지 않겠나... 다시 말해서 남북관계에서 과거 10년 동안 햇볕정책의 기조 하에서 북한에 대해서 남한이 일방적으로 지원을 해 주고 협력을 하는 또 교류를 하는 그런 일변도로 갔다면, 그렇게 맹목적으로 일방적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남한에게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또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 불협화음이나 또는 부작용 이런 것들을 경계하는 그런 정책을 취하지 않을까. 그래서 과거 10년 동안 퍼주기라고 얘기가 되고 있는 대북지원 드라이브 정책이 제동이 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기자: 북한에 대한 포용정책이 후퇴할 것이라는 말씀이신가요?
류길재교수 : ‘비핵 . 개방 . 3000’ 이라고 하는 정책공약이 담고 있는 핵심적인 메시지는 북한이 만약에 핵 폐기에 적극적으로 나오면 남북경협도 더 진전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만약에 핵 폐기가 된다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도 기존의 정부 정책 기조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기자: 한나라당이 집권할 경우, 향후 남북관계가 후퇴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시각이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류길재 교수 : 지난 10년 동안 포용정책을 추진하게 된 것은 근본적으로 탈냉전이라고 하는 세계사적인 변화라든가, 남북한 국력경쟁에서 남한이 우위에 서게 됐다는 것, 북한의 경제형편이 90년대 중반을 계기로 해서 급격하게 악화되었다는 사실, 이런 것들이 중요한 포용정책의 배경이거든요? 그것을 김대중, 노무현 두 정부가 마치 자기 정부들의 독특한 대북정책인 것처럼 몰고 나갔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 이런 구조적인 변화가 없었다면 그 어떤 정부도 아마 포용정책을 추진하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한나라당 정권이 등장한다고 하더라도 이런 포용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던 조건이 변화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결국은 포용정책의 기조를 갖고 갈 수 밖에 없다... 전체적인 틀 자체에서는 변화가 있기 어려운 조건이라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자: 노무현 정권에서 남북정상회담, 총리회담 등으로 남북간에 경협을 포함한 많은 합의사항이 이뤄졌습니다. 이명박 당선자의 집권은 이제까지 남북간에 이뤄냈던 합의사항의 후퇴를 불러오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류길재 교수: 정상선언을 한다든가, 종전선언 얘기들이 나왔습니다만 그런 것들은 형태, 시점 상으로 조금 바뀔 가능성이 있겠죠. 또 선언에는 NLL 문제는 직접적으로 거론되고 있지는 않고 서해평화협력벨트가 만들어 지는 것인데 그런 것들에 대한 논의들 자체가 완전히 무효화된다든가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고요, 다만 그런 것들을 추진하는 속도 또는 이를 이루기 위해서 남북이 합의해야 될 합의사항들, 전제조건들 이런 것들은 바뀔 가능성이 있겠죠... 남북관계의 전반적인 조건, 북핵문제의 풀려나가는 전개상황에 따라서 변화를 맞게 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향후, 이명박 정부가 집권하게 되면 한 . 미관계는 어떻게 변화될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류길재 교수 : 한미관계는 지난 10년 동안 한미간 소원했었던 관계가 복원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유념해야 할 것은 지난 10년 동안 한국사회가 점차적으로 갖게 된 미국을 현실적으로 봐야 한다, 과거의 무조건적인 동맹관계, 또는 종속적인 대미관계를 변화시켜야겠다는 분위기가 실제로 존재해 왔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이명박 정권이 등장했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급선회해서10년 이전의 한미관계, 즉 종속적이고 불공정하고 미국 추종적인 이런 관계로 일방적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고 하면 앞으로 좀 더 건강하고 서로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서로 국제사회에서 협력해 나가는 이상적인 한미관계의 모습들로 가는 하나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 섞인 전망을 해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기자: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 한 . 미관계가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을 것으로 보시나요?
류길재 교수: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 핵문제가 매우 중요하다는 이해관계에 이명박 정권은 미국과 상당히 공감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노무현 정부 같은 경우에는 북핵문제가 중요하지만 그렇게까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평화적인 분위기를 만듦으로 해서 오히려 북핵문제가 갖고 있는 안보적인 위협을 덜 수 있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이 (북핵문제가) 안보 문제에 있어서 ‘priority number one’ (우선적인 문제) 은 아닌 것이죠. 그러나 이명박 정부 같은 경우엔 북핵문제가 ‘priority number one' (우선적인 문제) 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 점에 있어서는 미국과 이해관계를 같이 할 수 있다. 이렇게 이해관계가 같아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것이죠...
기자: ‘이명박 정권이 들어온 다음에 북핵문제는 어떻게 흘러갈 것이다’, 이런 부분에 대한 전망을 듣고 싶습니다.
류길재 교수 : 한국정부가, 특히 이명박 정부가 만약에 과거 부시정부 초기의 입장처럼 북한의 핵폐기를 철저하고, 되돌릴 수 없고, 아주 투명하게 해야 된다고 하면 미국의 입장을 어렵게 할 수 있겠죠.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북핵폐기의 수준을 어느 정도 수준에서 미국과 서로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미국을 설득하고, 북한을 설득하고 또 그에 대해서 북한에게 줄 수 있는 것들을 주고 미국에게 줄 수 있는 것들을 줄 수 있는 이런 여지들은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핵 폐기의 수준을 조금 낮출 수 있도록 미국을 설득하고, 동시에 그런 수준으로 북한이 핵 폐기에 나설 수 있도록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그런 입지를 활용하게 된다면 북핵 폐기에 한국정부가 나름대로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기자: 이명박 후보가 기업인으로서는 처음 대통령이 된 것인데요, 향후 남북경협에 대한 전체적인 전망에 대해서 말씀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류길재 교수 : 수익성을 내는 사업들은 좀 더 격려하고 그렇지 않은 사업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한 입장을 가질 가능성 크고요. 물론 기업인이기 때문에 좀 더 모험적인 투자, 이것이 만약에 언젠가는 향후에 나라 전체적으로 큰 이득이 올 수 있다라고 판단하면 남북경협도 그런 맥락에서 과감하게 추진할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집권에 대해서 북한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계십니까?
류길재 교수 : 북한으로서도 지금까지 10년 동안 포용정책을 추진했던 정부와 상대했던 것과는 다른 상황을 맞이할 것이기 때문에 내년 초에는 (남한정부에 대한) 기선제압하기, 길들이기 이런 차원에서 아마도 남북관계에 조금 소극적으로, 엇박자를 낼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런 기간이 얼마나 갈 것이냐 하는 것은 내년에 핵 문제가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고요, 핵 문제가 잘 해결되고 미국과 관계개선의 여러 가지 조치가 취해지게 되면 남한과의 관계도 결국은 다시 정상화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