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행, 북한 불법성 자금 수령 거부

0:00 / 0:00

중국 국영 상업은행인 중국은행(Bank of China)이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서 송금할 예정인 북한자금의 수령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자금을 받았다가 국제금융계에서 신용도가 하락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자금이체가 확인되기 전에는 회담에 임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베이징 6자회담은 회담 사흘째인 21일에도 열리지 못했습니다.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여있는 북한 동결자금의 이체 문제가 6자회담의 암초로 떠올랐습니다. 미 재무부는 지난 14일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이 북한의 불법행위를 도왔다는 이유로 이 은행을 돈세탁 은행으로 지정해 미국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금지시켰습니다.

하지만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동결돼 있던 북한 자금 2천5백만 달러 전액은 북한이 이 자금을 주민들을 위해 쓴다는 조건으로 중국은행(Bank of China) 베이징 지점을 통해 북한에 돌려주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19일 개막된 6자회담 본회의에 사흘째 참석을 거부하면서 이 돈이 중국은행의 북한 계좌로 입금된 것을 확인해야 협상에 임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서 중국은행으로 북한 자금이 송금되지 못하는 이유가 중국은행이 불법거래에 연계된 자금이라는 낙인이 찍힌 북한자금을 송금받길 거부했기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와 주목됩니다. 21일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알렉산더 로슈코프 외무차관은 이타르타스 통신에 중국은행 측이 미국의 금융제재를 받을 것을 우려해 북한자금의 수령을 거부했다고 말했습니다.

남한 언론들은 이와 관련 중국의 국영 4대 상업은행 중 하나인 중국은행은 홍콩 증권시장 등에 상장돼 있고 미국 증시 상장도 준비 중인데 자칫 불법성이 확인된 북한 자금을 받았다가는 국제 금융계에서 신용도가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남한 언론들은 이번 송금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북한 측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으로서는 50여개 북한계좌의 소유주 전원에게 자금이체 신청서를 받아야 이 돈을 송금시킬 수 있는데 북한 측은 지난 20일 한 장의 신청서만 가지고 50여개 계좌에 분산돼 있는 2천5백만 달러 전액을 중국은행으로 송금해달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또 북한의 동결계좌 중 상당수가 지난해 사망한 박자병 전 조광무역 총지배인의 명의로 되어 있는데 상당수가 가명 혹은 차명 계좌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과 관련 남한의 천영우 6자회담 수석대표도 21일 기자들과 만나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모든 나라가 해결을 원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며 돈을 송금하더라도 받을 은행이 받겠다고 해야한다”고 말해 은근히 중국은행 측을 겨냥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중국은행이 북한 자금 수령을 거부한 것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대책을 숙의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중국 관리들이 북한 자금 이체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의 보수적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의 존 타식 선임연구원은 21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회견에서 처음부터 북한의 동결자금 해제에 찬성한 미국에 책임이 있다면서 결국 중국은행은 북한 자금을 송금 받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John Tkacik: (Chinese have been pressuring the US just to release the money without any conditions...)

“중국은 그간 미국에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동결된 북한 자금을 아무런 조건 없이 풀어주라고 압력을 가했습니다. 미국이 북한의 동결자금을 해제하기로 한 결정은 ‘완전한 외교적 패배(utter diplomatic defeat)’입니다. 중국은행은 결국 북한 자금을 송금 받을 것이며 그 후 북한의 불법적인 금융행위는 계속될 것입니다.”

한편, 미국의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 인사인 존 볼튼 전 유엔 주재 대사는 20일 북한이 현재 진행 중인 6자회담 참석을 거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북한의 전형적인 협상 행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워싱턴-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