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납북피해자 지원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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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정부가 납북자 송환과 그 피해 가족에 대한 보상문제를 규정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지난 2일 ‘전후 납북자 지원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남한내 납북자 가족들도 앞으로는 일정 금액 피해보상을 받게 됩니다.

통영군청 공무원으로 지난 1977년 5월 어업지도를 하다가 납북된 최장근씨의 딸 최미자씨는 부친이 납북된 뒤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습니다.

최미자: 경찰이라고 하면 어릴 때 저희 경우는 항상 따라다닌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집에 벨도 달아 놓고 오면 신고하라고 했는데 과연 그런 모든 이야기를 들어줄까... 저희 어머니는 글을 모르기 때문에 사람을 시켜서 편지를 대통령은 물론이고 사연을 수 백군데 보냈어요.

최씨의 경우처럼 가족이 북한에 의해 납치됐거나 강제로 북한에 억류된 남한 사람은 480여명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남한정부는 가족에게 연대책임을 묻는 연자죄제를 폐지해 취업 등에 대한 불이익은 다소 해소했지만 납북자 가족이 입은 피해에 대한 보상은 그동안 한 번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전후 납북자 지원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이같은 불이익을 당하는 문제가 해결됐다고 통일부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통일부: 선언적으로 명문화 한겁니다. 물론 책임을 안했다는 것은 아닌데 법에서 좀 더 명확하게 국가에게 책임을 지워 준겁니다.

이번에 통과된 ‘전쟁이후 납북된 피해자에 대한 지원법’은 정부가 납북자 송환과 생사확인을 위해 노력하고 귀환자의 경우엔 다시 남한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납북 당사자뿐만 아니라 남한 내 가족에 대해서도 일정 금액 피해보상을 하도록 했습니다.

특별법이 제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납북자 가족들은 모임을 갖고 각자 그 의미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납북자 가족들과 함께 특별법이 만들어지기까지 힘써온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는 납북자 가족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해 좋은 결실을 맺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도희윤: 물론 희망은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우리 가족들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 법이 통과될 수 있을까 하고 의구심을 가진 분들도 있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이렇게 나타난 것은 최성용 대표를 비롯해 가족들이 흔들리지 않고 같이 믿어주고 의지했던 모든 것이 합쳐져서 좋은 결과를 냈다고 생각하고...

하지만 정부 정책입안자들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납북자 가족모임 최성용 대표는 이번 법 통과를 환영하지만 여전히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최성용: 미비하지, 총회 때도 얘기를 했지만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의 자세가 안됐어요. 미국에 가서도 봤지만 미국은 국회의원들의 자세가 됐어요. 왜 강대국인지 알겠더라고요. 미국 국회의원은 민원에 대해서 자기들이 찾아서 해주더라고요. 미비 된 것은 재정지원이 충분히 돼서 보상이 돼야 하고 명예회복 또 앞으로 북한이 공식 사과 하고 유골까지는 받아야 한다고...

지난 75는 동해상에서 오징어잡이 배를 타고 나갔던 형 둘(허용호, 허정수)을 동시에 잃은 허용근씨는 그동안 형들의 송환을 위해 힘써왔습니다.

허용근: 장관급 하는데 형 위령제 지낸다고 제주도를 갔는데 난 처음에 30년 이상을 눈물로 살아 왔는데 속으로 그림이 돼야 하는데 눈물이 안 나오면 어떻해요. 걱정을 했는데 막상 하니까 설움이 북 받쳐서 막 눈물이 나오더라고, 30년간 응얼이 졌던 것이 막 터져 나오는거야.

납북자 가족모임 회원 모두는 정부가 앞으로 북한과의 협상에서 납북자 생사확인과 송환 등에도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모두 함께: 법은 통과됐지만 남아있는 시행령이 우리 가족의 뜻에 맞춰서 잘 이뤄지기를 ‘자, 시행령이 우리 뜻에 맞게끔 제정되기를 위하여!’

서울-이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