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북 테러지원국 해제 법안 제정 6자회담 진전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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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북한이 핵확산 금지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될 수 없게 하는 법안이 미 하원 외교위원회에 25일 제출됐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법안이 앞으로 실제로 제정될 지 여부는 6자회담 진전 과정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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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의 일리나 로스-레티넨(Ileana Ros-Lehtinen) 하원 의원 - PHOTO courtesy of www.house.gov/ros-lehtinen

미국 공화당의 일리나 로스-레티넨(Ileana Ros-Lehtinen) 하원 의원은 에드 로이스(Ed Royce) 의원 등 9명의 동료 공화당 공동발의자(co-sponsors)들과 함께 ‘북한 반테러 비확산법(North Korean Counterterrorism and Nonproliferation Act)’이라는 제목의 법안을 하원 외교위원회에 제출했습니다.

이 법안은 북한이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되기 위해서 충족해야 할 8가지 조건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 첫째가 이란과 시리아 등 테러지원국들에게 북한이 미사일과 핵 관련 기술을 확산시키지 않는 것입니다. 또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15명과 지난 2000년 북한 요원에 의해 납치된 미국 영주권자 김동식 씨, 또 600명에 달하는 북한 내 남한인 전쟁포로를 석방해야 한다는 조건도 들어있습니다.

그 밖에도 북한이 미국 달러 위조를 완전히 중단하고 북한의 여러 불법행위와 관련된 북한 노동당 산하 39호실을 해체하는 것도 한 조건입니다. 또 당연히 북한은 더 이상의 테러행위를 하면 안되고 일본의 적군파 등 테러단체들을 지원해서도 안된다는 조건도 있습니다.

로스-레티넨 의원은 25일 법안 제출과 관련한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이 핵폐기를 위한 6자회담에 나서면서도 시리아와 함께 핵확산을 꾀하고 있다는 이중성은 북한의 핵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게 폐기시켜야 한다(CVID)는 당위성을 말해 준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원에 제출된 이 법안의 심의가 시작되기 위해선 우선 최소 25명의 공동 발의자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요건이 충족되더라도 일단 의사운용에 큰 권한을 가진 민주당의 톰 랜토스(Tom Lantos) 하원 외교위원장이 법안 심의 과정에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한 의회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이번 법안 제출 의미에 대해 전문가들은 6자회담 2.13합의가 북한의 비핵화 뿐 아니라 북한의 핵 비확산까지도 요구하고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북한에 전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얼마나 빨리 이 법안이 실제로 제정될 지는 미지수입니다. 미국 아시아재단의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톰 랜토스 위원장 등 민주당 의원들이 이 법안 심의에 앞서 우선 6자회담 진전과정을 지켜보며 기다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Scott Snyder: (It puts Democrats into little bit of complicated situation...)

"이번 법안은 민주당 의원들을 약간 혼란스럽게 할 수 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지지하지 않아도 되지만 최근 부시 행정부의 유연한 대북 접근법은 민주당 측이 바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 입장에서도 북한의 핵확산 문제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큰 문제입니다. 따라서 일단 이번 법안이 심의과정을 거치는 등 더 발전될 지 여부는 앞으로 6자회담 진전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이번 법안의 내용 중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개인 재산 등을 관리하고 있는 노동당 39호실 폐지와 같은 조건들은 북한 내정에 관한 일로 북한 당국이 실제로 39호실을 폐지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법안은 북한에게 있어 테러지원국 해제를 위한 조건들의 최대치를 보여주고 또 테러지원국 해제를 위한 어떤 판단기준(benchmark)의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