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블랙리스트, 투자자들 잘못된 방향으로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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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진희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미국이 테러지원국으로 지목한 국가들과 거래한 기업들의 이름을 공개한 데 대해 해당 기업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주식시장에 등록돼 있는 1,200개의 외국 기업들을 대표하고 있는 미국의 국제투자기구(Organization for International Investment)는 증권거래위원회의 조치가 투자자들을 그릇된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다며 비판했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공개한, 테러지원국과 거래하는 기업들의 명단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25일, 증권거래위원회는 북한을 포함해 쿠바, 이란, 수단, 시리아 등 미국이 테러지원국으로 규정한 5개국과 거래하고 있는 70여 개의 기업들의 명단을 공개했습니다.

HSBC, 즉 홍콩상하이 은행과 크레디 스위스 은행, 도이치 방크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금융기관을 비롯해, 의료업체인 지멘스 등 다국적 기업들이 명단에 올랐습니다. 마스터카드나 마라톤오일 등 미국 기업들도 포함됐습니다. 이 중 크레디 스위스 은행과 홍콩상하이 은행은 테러지원국 5개국 모두와 거래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증권거래위원회의 크리스토퍼 콕스 위원장은 투자자들은 자신이 투자하는 기업이 테러지원국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지 여부를 알 필요가 있다며, 명단 공개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고 해서, 테러를 직. 간접으로 지원했다거나 다른 부적절한 행위에 가담했다는 뜻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렇지만, 해당 기업들은, 테러지원국과 거래하는 기업이라는 오명을 쓰는 데 반발하고 있습니다.

1,200개의 미국 상장 외국 기업들을 대표하고 있는, 미국의 민간단체 국제투자기구(Organization for International Investment)의 사이먼 웨버(Simon Weber) 대정부 담당 이사(manager of government affairs)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이번 명단 공개를 비판했습니다.

(We are not apposed to transparency, we are not apposed to discloser, it's not a bad thing.)

"투명성과 공개를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증권거래위원회의 이번 명단 공개는 잘못됐습니다. 투자자들을 잘못된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언론보도에서 테러국가에 대한 지원이라는 말을 사용했습니다."

웨버 이사는 특히 이번 명단 공개로, 이들 국가에서 에이즈 퇴치 등 좋은 활동을 했던 많은 기업들까지 이미지가 훼손되는 위기에 놓였다고 지적했습니다.

(There are companies like Cellegy, a pharmaceutical company, which is working to cure AIDS in Africa,...)

“명부에 오른 회사 중 셀러지라는 제약회사가 있습니다. 수단 등 아프리카의 에이즈 치료를 위해 일하는 회삽니다. 이 회사에서 증권거래위원회에 제공한 연간 활동 내역이 공개되면서 수단에서 일하는 회사 사람 두 명에 관한 정보도 공개됐습니다.”

테러지원국 5개국 모두와 거래한 것으로 지목된 크레디 스위스 은행은 2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자우편을 보내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크레디 스위스는 2005년 말, 북한, 쿠바, 이란 등과 신규거래를 하지 않기로 결정을 했으며, 기존거래도 상당부분 중단했다고 말했습니다. 크레디 스위스는 돈세탁과 테러국가에 대한 재정지원 등을 막기 위한 책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컴퓨터를 가진 일반인이라면 누구나 증권거래위원회 웹사이트에 들어가 테러지원국들과 직.간접으로 거래한 기업의 이름 뿐 아니라, 활동 내역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