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북한에서 요즘 영어 공부열기가 한창인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영국정부 산하 영국문화원이 북한에 파견할 영어 훈련요원를 모집해 화제입니다. 북한에서 아직도 미국 영어보다 영국 영어가 선호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보입니다.

영국문화원(The British Council)은 자체 웹사이트에 올 12월이나 내년 1월부터 내년 8월까지 북한에서 근무할 영어 훈련요원 3명을 모집한다고 공고했습니다. 모집요원은 선임 훈련요원 한명과 일반 훈련요원 2명인데, 공히 영어교사 자격증과 최소 3년이상 영어교육 경험을 갖춰야 합니다.
이들의 급료도 적은 편은 아닙니다. 선임 훈련요원의 경우 연 2만8,240파운드 미화로 약 5만7천5백달러 일반 훈련요원은 연 2만4,877파운드 미화로 약 5만6백달러입니다. 이들에 대한 숙식과 의료보험도 무료로 제공합니다.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에는 대학조차도 원주민 영어교사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때문에 외국, 주로 영국에서 영어 강사들이 파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북한에서 아직도 미국 영어보다는 영국 영어를 선호하고 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탈북자 정영씨입니다.
정영: 미국 영어를 상당히 선호하는 데 접근하기가 어렵거든요. 북한사람들이 반미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거부감같은게 많고, 반면 영국은 상당히 자기네하고는 별로 원수지지 않았으니까 영어는 영국이 모국어라는 바탕이 있어가지고...
영국처럼 해외에서 북한에 파견되는 영어 교사들은 평양외국어대학이나 국제관계대학, 김형직 사범대학, 김일성종합대학 등 영어전공 과목이 개설된 대학에 주로 파견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영어교육이 의무화돼 있는 일반 중등학교에서 원주민 교사를 만나기가 여간 어렵다는 게 탈북자들의 설명입니다. 그나마 지방 산골에서 중학을 다니는 학생들은 영어 원주민 선생을 만나기는 커녕 영어조차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습니다. 탈북자 이애란씨입니다.
이애란: 지난 76년부터 대도시 위주로 영어교육을 실시하니까 산골같은데는 영어를 가르칠래도 선생이 없으니까 때문에 북한사람들 중에 (영어보단) 노어를 배운 사람들이 더 많다
이애란씨는 대학에 가서야 비로서 영어를 접했는데 그 영어선생도 원주민이 아닌 김일성 종합대 출신이었다고 말합니다.
북한에서는 해방후 60년대 중반까지 러시아어가 주류를 이뤘으며 이후 영어와 중국어가 제2외국어로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80년대 중반이후 영어가 러시아어를 제끼고 가장 인기있는 외국어로 떠올랐으며 2000년 이후 평양 엘리트층에서는 영어공부 바람이 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영어를 배우는 목적은 다분히 정치적이라고 합니다. 탈북자 정영씨입니다.
정영: 영어는 조국 통일을 위해 필요하다. 미국놈하고 싸워 이기기 위해선 영어가 필요하다. 때문에 군대에 나가도 특수부대에 나가는 사람은 Hands Up! (손들어) 뭐 이런 초보적인 영어는 배워주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