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에서 개성공단제품 문제를 놓고 미국 측이 보여준 유연성에 대한 남한언론의 낙관론은 다소 성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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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에서는 그간 양측 협상 과정에서 그간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던 개성공단 제품의 남한산 인정 문제도 별도 위원회를 설치해 향후 다루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의 일부 한반도 전문가들은 개성공단 문제가 이번에 전향적으로 합의된 측면은 있지만 지나친 낙관은 이르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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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리티지 재단의 안소니 김(Anthony B. Kim) 연구원 - PHOTO courtesy of The Heritage Foundation

2일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에서 북한 개성공단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남한산으로 인정하는 문제는 나중으로 미뤄졌습니다. 남한과 미국 양 측은 향후 적절한 시점에 개성공단 제품에 대해 다시 논의를 하기로 하는 소위 ‘빌트인(Built-in)' 방식으로 타결을 봤습니다. 여기서 ’빌트인‘ 방식이란 개성공단제품 문제처럼 대단히 민감한 사안을 일단 놔두고 별도로 다루는 방식입니다. 민감한 사안으로 인해 협상 전체가 깨지는 일을 막기 위한 일종의 선 타결 후 협상입니다.

남한과 미국은 개성공단제품의 남한산 인정 문제를 빌트인 방식으로 다루기로 하고, 추후 한반도 역외가공지역 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 측이 2월 13일 베이징 합의대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진전을 보이고 북한 인민들의 노동과 인권 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경우 한반도 역외가공지역 위원회에선 개성공단 제품의 남한산 인정 허용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개성공단제품 문제와 관련한 자유무역협정 결과에 대해 남한 언론은 낙관적 분위기가 강합니다. 여기엔 미국이 과거 개성공단 제품의 남한산 인정에 대해 강경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던 점에 비춰 이번에 빌트인 방식으로 타결된 데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민간 연구소 헤리티지 재단의 안소니 김(Anthony B. Kim) 연구원은 2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위원회 구성은 미국 측이 개성공단의 한국산 인정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긍정적이지만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Kim: (I think the US expressed certain flexibility in terms of compromising Kaesong Industrial Complex but that doesn't mean any products from Kaesong will be immediately included in this FTA. What they did was kind of agreed to form a special committee on that issue and then later on they will revisit that issue...)

"웬디 커틀러 한.미 자유무역협정 미국 측 수석대표는 개성공단 제품을 분명히 자유무역협정에 포함하겠다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개성공단 제품의 남한산 인정에 대해 얼마간의 유연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는 개성공단 제품이 즉시 자유무역협정 대상에 포함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남한과 미국 양 측은 한반도 역외가공지역 위원회를 구성해 추후에 다시 이 문제를 다루겠다고만 합의한 것입니다."

김 연구원은 특히 개성공단 제품의 남한산 인정 문제에 대해 미국 측의 태도가 약간 부드러워 진 데는 북한 핵 관련 6자회담과 같은 정치적 문제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Kim: (In my opinion, the recent 6-Party Talk process had kind of positive impact on this issue. So rather than not leaving any room for further negotiation or compromise on the Kaesong Industrial Complex and again it is mere flexibility in terms of revisiting this issue.)

"제 생각으론 최근 6자회담의 2.13 베이징 합의가 개성공단제품 문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따라서 미국 측은 추후 이 문제에 대해 다시 논의하자는 여지를 남기기 위해 유연성을 보여준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자유무역협상에 깊숙이 관여한 남한의 통상외교 관계자도 남한 연합뉴스와의 회견에서 북한 핵 문제 상황과 개성공단 문제가 맞물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한편, 미국은 싱가포르나 이스라엘과의 자유무역협정에서 역외가공지역을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게다가 남한 측이 체결한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아세안(ASEAN)과의 자유무역협정에서 개성공단산에 특혜관세를 인정받았습니다.

따라서 당장은 어렵더라도 장기적으론 북한 핵 관련 6자회담이나 북한과 미국의 관계가 나아질 경우 개성공단 제품이 미국시장으로 진출하는 부분도 가능할 것이라는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즉 당장은 개성공단 제품이 미국 시장에 나갈 수는 없겠지만 중장기적으로 6자회담이 잘풀려 북한과 미국간의 관계가 개선되면 그때가서 개성공단 제품이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워싱턴-김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