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미국의 대표적 일간지인 워싱턴 포스트의 글렌 케슬러(Glenn Kessler) 외교전문 기자는 올해 내 북한 핵시설 불능화에 대해서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케슬러 기자는 콘돌리자 라이스 현 미국 국무장관이 미국의 외교정책에 끼친 영향을 주로 다룬 자신의 저서 ‘측근(Confidante)' 출판 기념회에서 대북정책에 관해 언급하면서 부시 행정부 1기에는 아예 대북정책이 없었다고 비판했습니다. 미국의 소위 신보수주의자들에게 ‘악의 축’ 국가였던 북한은 협상 대상이 아니라 타도 대상이었다는 것입니다.
6일 존스 홉킨스대 국제대학원에서 열린 행사에서 케슬러 기자는 최근 6자회담 진전 상황에 대해 그리 낙관할 수 없다는 견해를 피력했습니다. 라이스 국무장관이 힐 차관보에게 많은 재량권을 줘 협상을 진전시키고 있지만 그 최종 정착지가 어디인지 의문스럽다는 것입니다.
Glenn Kessler: (I'm bit of skeptic at the moment where things are going with North Korea...)
"북한과의 협상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조금은 회의적입니다. 최근 어떤 사람이 힐 차관보를 그저 외교(diplomacy)라는 자전거에 올라타 최대한 빨리 계속 페달을 밝고 있는 것으로 묘사한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북한이 새로운 다른 요구사항을 들고 나올 수도 있고 부시 행정부 내에서도 기류변화가 있어 힐 차관보가 자전거에서 떨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직까지 북한과의 핵협상에 대한 최종 판단은 미루고 있습니다."
케슬러 기자는 현재 부시 행정부가 북한 문제를 다루는 것을 스스로 깨트린 계란을 다시 원 상태로 되돌리려 하는 모습에 비유하면서 클린턴 행정부의 북한 핵동결보다 보다 진전된 상황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8개 정도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어떻게 검증가능하게 완전히 폐기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케슬러 기자는 저서 출판기념 연설을 마치고 자유아시아방송 기자와 만나 자신이 왜 이런 견해를 가지고 있는지 조금 더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Glenn Kessler: (Well, I just wanna, I got to see it, see it happen...)
"북한의 핵불능화를 직접 눈으로 보고 싶다는 것뿐입니다. 제가 비관적 견해를 가졌다기 보다는 최종 판단을 유보하는 것입니다. 만일 힐 차관보가 연내 북한으로부터 모든 핵목록을 신고받고 또 핵시설을 불능화하게 한다면 아마 굉장한 업적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올 4월에 핵시설을 폐쇄하기로 하고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관련 문제로 7월까지 그 합의 이행을 미뤘습니다. 이런 점이 제게 회의적인 느낌을 들게 하는 것입니다."
케슬러 기자는 힐 차관보에게 너무 서두르지 말 것을 주문하면서 부시 대통령의 임기는 2008년에 끝나지만 힐 차관보가 북한과의 성공적인 협상을 이어간다면 차기 미국 행정부에서도 대북협상의 책임자로서 계속 공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케슬러 기자는 또 저서 출판기념 연설을 통해 6자회담 재개에 얽힌 비화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2005년 9.19 공동성명에 앞서 그 해 7월 힐 차관보가 기지를 발휘해 북한 측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양자접촉을 가졌고 그 자리에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라는 성과를 얻어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케슬러 기자는 당시 라이스 장관 등 부시 행정부 고위 관리들은 절대 북한과 미국 측 양자 사이 협상을 하면 안된다는 비합리적인 원칙을 세우고 있었지만 힐 차관보가 중국 관리도 참여하는 북한과의 만찬 자리를 주선했고 그 자리에 중국 관리가 불참할 수 있다는 점을 라이스 장관에게 미리 보고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 측과 단독으로 만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케슬러 기자는 현직 국무부 출입 기자이면서도 현직인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는 라이스 장관이 국무장관으로 발탁되기 이전 미국 역사상 가장 힘이 없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었다고 혹평했고 당시 그의 미숙한 일처리로 현재 미국이 많은 외교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라이스 장관은 7년 넘게 부시 대통령의 최측근이었지만 일관된 외교적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