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도퍼, “부시 대통령, 국정연설에서 대북 외교 공개적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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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미국 대통령은 23일 새해 국정연설에서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집중적인 외교적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예년과 달리 북한 인권문제를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부시 대통령이 북한 핵문제를 풀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공개적으로 승인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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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국정연설을 하고 있는 부시 대통령 - AFP PHOTO/POOL/Larry DOWNING

부시 미국 대통령은 23일 저녁 미국 전역에 TV로 생중계된 새해 국정연설에서 테러와의 전쟁과 핵문제 등 주요 외교 현안을 푸는데 있어서 국제적인 공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서는 중국과 일본, 러시아, 남한 등 6자회담 참가국들과 함께 한반도에서 핵무기를 없애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Bush: Together with our partners in China and Japan, Russia and South Korea, we're pursuing intensive diplomacy to achieve a Korean Peninsula free of nuclear weapons.

매년 국정연설에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인권문제를 강하게 비판해오던 부시 대통령이 올해는 이처럼 완곡한 화법으로 북한 핵문제의 외교적 해법을 강조한 겁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2002년 북한을 비롯해 중동의 이란과 이라크를 이른바 ‘악의 축’으로 규정한 바 있습니다. 이어서 2003년에는 핵개발을 멈추지 않는 북한정권을 '무법 정권'이라고 표현했고, 2004년에는 북한을 가장 위험한 정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작년에는 북한과 이란, 시리아, 버어마 등의 인권문제를 거론하면서, 전 세계 폭정을 끝내는 것이 미국의 역사적인 과제라고 부시 대통령은 밝혔습니다. 그러나 올해 국정연설에서는 쿠바와 벨로루시, 버어마 등의 인권문제가 지적됐지만,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었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의 돈 오버도퍼 교수는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변화가 6자회담 재개를 위해 현재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외교적 노력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Oberdorfer: (Bush is giving his explicit approval to this diplomacy and that's what this reflects.)

"미국과 북한이 지난주에 베를린에서 양자회동을 갖고 북한 핵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논의했는데요, 부시 대통령이 이같은 외교적 노력을 승인한다는 뜻을 이번 국정연설에서 분명히 나타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6자회담이 다시 열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두고 봐야겠지만, 현재까지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민간연구단체 맨스필드재단(Mansfield Foundation)의 한반도 전문가 고든 플레이크 소장은 부시 대통령이 과거와 달리 국정연설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비판하지 않은 것은 북한이 6자회담을 또다시 거부할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고 풀이했습니다.

Flake: (I think it's an indication that the US is seriously investing in diplomatic process at this point and they don't want to upset that.)

“사실 북한 인권문제는 쿠바나 버어마 같은 나라들보다 더 심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이 북한 인권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미국이 북한 핵문제를 풀기 위한 외교적 과정에 상당한 힘을 쏟고 있으며, 이것이 틀어지는 걸 원하지 않는다는 걸 의미합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북한과 함께 ‘악의 축’으로 꼽혔고, 현재 핵무기 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에 대해서는 올해 국정연설에서도 유독 강력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이란의 핵개발 계획에 대응해 유엔이 경제재재를 가했으며 전 세계가 이란 정권의 핵무기 를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국제 인권문제와 관련해 부시 대통령은 쿠바와 벨로루시, 버어마 등에서 국민의 자유가 보장되도록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내전으로 인해 목숨과 살 집을 잃고 있는 아프리카 수단 국민들을 구하기 위해 계속해서 전 세계의 양심을 일깨우겠다고 부시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워싱턴-김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