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북한자금 송금 문제가 기술적인 장애로 인해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은행 주인이 신뢰할만한 인물로 바뀐다면 제재를 거둘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은행측은 재무부가 부당한 조치를 취했다며 항변하고 있습니다.
마카오 금융당국은 지난달 10일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여 있던 북한계좌 52개를 모두 풀어줬습니다. 이로써 북한 핵문제의 진전을 가로막았던 큰 걸림돌이 치워지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까지도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서 풀린 2천5백만 달러를 찾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 은행에서 현금으로 돈을 찾지 않고, 일단 다른 은행으로 옮긴 뒤 빼내가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외국 금융기관과의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음을 확인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미국 재무부로부터 돈세탁 은행으로 낙인찍힌 방코델타아시아 은행과 선뜻 거래하려는 은행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을 돈세탁 우려대상으로 지정한 뒤, 지난 3월 이 은행과 미국 금융기관간의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규제를 최종 확정했습니다. 재무부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이 20년동안 달러 위조, 마약 거래, 대량살상무기 거래 등 불법행위에 물든 북한 돈을 세탁해주고, 수고비까지 챙겼다고 지적했습니다.
재무부는 그러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주인과 경영진이 믿을만한 인물들로 바뀐다면, 제재를 풀어줄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렇게만 된다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북한자금 송금 문제도 풀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이 방법도 결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존 태식 (John Tkasick) 연구원의 말입니다.
John Tkasick: (The Chinese government has a policy of pressuring the US to lift all the sanctions no matter what.)
“중국 정부의 정책은 미국에 압력을 가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내려진 모든 제재를 거두게 한다는 겁니다. 북한도 이점에서는 마찬가지입니다. 중국과 북한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이 불법행위에 전혀 물들지 않은 깨끗한 은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근거도 없이 이 은행에 제재를 가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죠.”
태식 연구원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주인인 스탠리 아우 회장이 마카오 당국과 중국 지도부에 깊숙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실도 지적했습니다. 아우 회장이 무시할 수 없는 정치적 영향력을 갖고 있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을 포기하도록 압력을 가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설명입니다.
여기에 더해 아우 회장은 제재를 거둬달라는 청원서를 미국 재무부에 지난달 제출했습니다. 미국이 과거 북한과의 불법거래를 오히려 독려해놓고 이제 와서 이를 문제 삼고 있다는 성명도 지난 8일 발표했습니다. 아우 회장은 이 성명에서 지난 1994년 북한 고객이 대량의 가짜 미국 달러화를 예금하려 한 사실을 당국에 알렸고, 미국 정부 요원들을 만나 북한과의 거래를 끊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미국측은 그럴 경우 북한이 미국에 비협조적인 은행으로 거래선을 옮길 수 있다며,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북한과 계속 거래할 것을 요구했다고 아우 회장은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재무부의 몰리 밀러와이즈 대변인은 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보낸 전자 우편에서, 아우 회장측이 제출한 청원서를 현재 검토중이라며,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대한 제재조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습니다.
워싱턴-김연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