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중국은 지난해 10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유엔제재에 동참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중국의 행동은 북한에 대한 ‘제재’라기 보다는 ‘지원 감축’에 불과한 것이라고 제임스 릴리 전 주한미국 대사가 지적했습니다.
꼭 1년전 북한의 핵실험 강행에 맞서 유엔이 대북제재를 취했다. 북한이 달라졌다고 보는가?
유엔의 대북제재 때문에 북한이 달라졌다고 보긴 힘들다. 오히려 미국, 중국 등 6개국이 참여한 6자회담 공이 더 컸다고 본다. 물론 유엔제재가 전혀 효과가 없었다는 말은 아니다. 유엔의 대북제재는 북한이 완전히 핵포기를 하기 전까지는 몇 년이 걸리더라도 유지돼야 한다고 본다. 제재 1년뒤인 지금 북한은 지금 국가적으로도 취약한 상태이고 김정일도 취약한 지도자로 전락했다. 북한 경제도 실패했다.
당시 유엔 제재에는 중국도 동참했지만 효과가 기대한 만큼 나오지 않았는데.
중국이 유엔을 통해 북한에 대해 제재를 가했다고 하지만 사실 ‘제재’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중국이 북한에 가한 것은 북한에 대한 석유공급이나 곡물 지원을 줄인 것 뿐인데 이걸 ‘제재’로 보면 곤란하다. 굳이 표현한다면 다른 형태의 ‘지원 감소’로 볼 수 있다. 내가 선호하는 용어가 바로 이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은 현재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려놓아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구에게서 어떠한 재정지원도 받지 못하게끔 제재를 가하고 있는데, 이게 바로 미국이 의미하는 제재인데 중국은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즉 중국은 다른 이유로 북한에 대한 지원량을 줄인 것이지 서구적 기준의 제재에 동참했다고 볼 수는 없다.
중국이 왜 강력한 제재가 아닌 어정쩡한 태도를 취했다고 보는가?
대북 정책에 관한 한 중국은 늘 딜레마에 빠져 있다. 중국은 당시 중국측 의사를 무시하고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 대해 지금도 아주 못마땅하게 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막상 북한 정권이 무너지는 것은 원치 않는다. 중국은 북한을 지원해야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그런 지원을 활용해 북한의 태도를 바꿔야하는 입장에 처해 있다.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방식도 그렇다. 북한이 원하는 것을 주면서도 동시에 북한이 말을 안들으면 원하는 것을 박탈하는 식이지만 서구식 기준의 제재는 결코 아니다. 중국은 이 두가지 방법을 교묘하게 잘 혼합한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또다른 예로 지난 1994년 핵위기 당시 중국은 북한에 대해 직접 제재를 가하기 보다는 원유 공급을 중단하는 식으로 대응했다. 중국은 지난해에도 북한이 핵실험을 하자 북한에 대한 원조를 줄이는 식으로 대응했다.
요즘 북한 핵협상에 진전을 보이면서 일각에서 북한이 뽑아낸 플루토늄 핵물질을 중국이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
그런 일은 러시아도 할 수 있고, 일본도 가능하다. 또 대만도 하겠다고 나선 상태고 다른 나라도 할 수 있다. 물론 중국이 논리적으로 볼 때 가장 가능성있는 국가이긴 해도 말이다. 중국은 큰 땅덩리에 고도의 핵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있어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으며, 또한 지리적으로도 북한과 이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