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절차와 중국 정부의 비협조도 탈북자의 미국 망명 막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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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에는 탈북자가 공식적으로 만 명을 넘어섰지만, 미국은 북한인권법의 발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불과 9명의 탈북자가 입국했을 뿐입니다. 이에 대해 국제 인권전문가들은 탈북 난민들의 미국 입국 절차가 복잡하고 중국정부의 비협조적인 태도 등으로 인해, 탈북자들의 미국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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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 있는 미국 대사관 입구 - AFP PHOTO/Frederic J. BROWN

미국에서 지난 2004년 발효된 북한인권법에 따라 탈북자들의 미국 망명을 위한 법적인 근거가 마련된 이후에도 이처럼 탈북자들의 미국 정착이 미미한 데 대해 인권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미국의 까다로운 입국 절차를 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감시 기구인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의 케이 석(Kay Seok) 연구원은 16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북한 난민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미국 각 기관의 업무 방식이 달라, 탈북자들의 미국행이 지체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Seok: 국무부하고, 국토안보부 사이에 일을 하는 방식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국무부에서 말하는 만큼 많은 사람을 빨리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인권법이 통과된 지 시간이 꽤 됐고 했으니 이런 문제를 빨리 정착이 돼서, 원하는 사람들이 빨리 미국으로 갈 수 있도록 해야죠. 미국이 난민을 받아들인 지 꽤 오래됐고, 한 해 몇 만명씩 받아들이고 있는데요. 북한과 미국사이에는 외교관계가 없고, 여러 가지 조사를 할 때,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탈북자들을 난민이 아닌 한국국민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절차도 쉽고 시간도 적게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처럼 미국내의 까다로운 절차적 문제 말고도 탈북자들이 가장 많이 머물고 있는 중국 정부의 태도 역시 탈북자의 미국행을 가로 막는 걸림돌로 꼽히고 있습니다. 북한 인권을 위해 일하고 있는 미국의 민간단체 디펜스 포럼의 수잔 숄티 대표는 16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탈북 난민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비협조적인 정책으로 탈북자들의 미국행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Scholte: (I think US has made it clear that they will process and interview any N. Korean asylum seekers that wish to seek asylum in the US.)

"미국 정부는 미국으로의 망명을 원하는 탈북자 누구든지 인터뷰를 해서 미국행이 성사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 문제는 중국 정부 때문에, 탈북자들에게 미국에 입국할 수 있는 길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계속해서 난민에 관한 국제조약을 무시하고 있고, 국제인권단체에 협조하지 않고 있으며, 중국 내 탈북자들이 제 3국에 정착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가령, 탈북자들이 유엔고등판무관실과 인터뷰하는 것을 막고 미국 대사관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상, 망명을 원하는 탈북자들은 미국뿐만 아니라 남한에 가기도 어렵게 될 것입니다."

실제 중국 등에는 미국으로 오고 싶어 하는 탈북자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비영리 민간단체인 미국 북한인권위원회(U.S. Committee for Human Rights in North Korea)가 발표한 ‘북한난민의 위기’(The North Korean Refugee Crisis: Human Rights and International Response)라는 보고서를 보면, 중국 내 많은 탈북자들은 재정착 나라로 미국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설문 응답자 1248명의 탈북자 중 모두 238명이 미국으로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중국뿐만 아니라, 태국에도 현재 약 450-500여명의 탈북자들이 남한이나 미국 등으로 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자유아시아방송의 자체 취재 결과, 미국행을 원하던 많은 탈북자들이,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남한 행으로 마음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지난해 5월 미국에 입국한 6명의 탈북자들은, 미국 생활에 적응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0일 남한 KBS TV에 비쳐진 이들 탈북자들 중 일부는 취직도 하고 영어도 배우며 큰 무리 없이 미국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다른 탈북자들은 한인사회에서조차 냉대와 차별을 받으며 상처를 받고 있었습니다. 숄티 대표는, 탈북자들이 미국 사회에 적응한다고 하는 것은 남한사회에 적응하는 것 보다 훨씬 어렵다며, 한국인 교민사회는 물론, 인권단체에서 탈북자들의 생활에 최대한 개입해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이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