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중국 산둥성 옌타이 항에서 탈북자들의 탈출을 돕다 체포되어 3년째 수감 중인 남한 최영훈 씨의 가족들은 지난 29일 구정을 기해 가석방을 기대했지만 아무 소식이 없어 큰 실의에 빠져 있다고 최 씨의 부인 김 봉순 씨가 밝혔습니다. 김 씨는 남한 외교부에 계속 요청을 하고 있지만 중국과 협의하고 있다는 말만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던 최 영훈 씨는 탈북자들의 어려운 사정을 알고 지난 2003년 1월 옌타이 항에서 80명을 배로 탈출시키려던 일을 돕다 체포되어 5년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최 씨의 구명운동을 하고 있는 부인 김봉순 씨는 남편이 웨이팡 교도소에 현재 3년 넘게 감옥 생활을 하고 있다며 이번 음력설에는 중국 당국이 남편을 가석방 시킬 것으로 온 가족들이 기대 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과의 통화에서 밝혔습니다.
김봉순: 이번 설에 나올 줄 알고 어머니 아버님 애들도 모두 기다렸어요. 그런데 아무 소식이 없어 집안 분위기가 말이 아니었어요. 반 형기가 작년 7월이었으니 구정 전에는 나올 것으로 기대 했는데 언제 내 보내줄 런지 막막하고 답답해요.
그는 특히 당시 탈북자들을 돕다 같이 잡힌 사진기자 석 재현 씨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은 모두 불법월경 조직 죄로 죄목이 같지만 형기 반을 넘기고 석방이 되었다며 유독 남편만 가석방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김봉순: 똑같이 잡혔던 사진기자 석 씨는 2년 선고 받았지만 1년 만에 나오셨어요. 그런데 특정인과 일반인을 차별화 시키는 것 같아요. 또 한사람은 재판할 때 얼굴보고 중국인 이니까 따로 해놓아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데 그분도 석방되었다는 소식을 현지에 계신 분들한테 들었어요. 그때 잡힌 사람치고는 애들 아빠만 못나오고 있는 것 같아요.
그는 지난해 8월에 두 딸과 함께 남편을 면회한 이후 아직까지 면회를 못하고 있다며 중국당국이 감옥에 수감 중인 외국인들에게는 1년에 서너 차례 집으로 직접 전화를 걸 수 있도록 해주어 지난 크리스마스 때 두 딸이 아빠와 통화를 했다고 전했습니다.
김봉순: 가지는 못하고 크리스마스 때 한번 전화가 와 필요한 물건 속내의 등 책 등을 보내고 곧 한번 다녀오려고 합니다. 두 달에 한번정도 책이랑 보내주고 했습니다. 살이 너무 빠져 갔다 오면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모든 살림을 꾸려가고 있는 입장에서 경제적인 사정도 어려운데다 직장일로 마음대로 시간을 낼 수가 없어 면회를 자주 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일본의 탈북자들을 돕는 북조선 난민구호 기금에서 최 씨의 조기 석방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며 모금도 하고 있어 가족들이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봉순: 일본 난민구원기금에서 저희에 관심가지고 유럽 쪽에서도 서명을 많이 받아와 우리 나라 외교부, 청와대, 중국대사관 다 보내주시고 신경을 많이 써주고 있습니다.
또 미국의 종교단체 에서 후원을 받아 저희에게 면회 다녀 올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해서 금방 다녀 오려고 합니다. 애들 아빠는 어떻게 구명운동을 하고 있는지 그동안 관심을 가졌던 분들이 아직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보고 아무런 짐작을 못하고 있는 것 같아 그 안에서 더 답답해해요.
한편 김봉순 씨는 자신이 적극적인 구명운동은 못하고 있지만 정부당국에 이메일, 즉 전자우편을 통해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며 하지만 전혀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김봉순: 제가 외교부 장관께 메일을 써서 보내기도 하는데 계속 중국과 협의 중 이라는 얘기만하고 제가 보기에는 우리 아빠에게는 전혀 신경을 안 써주고 너무 차별 하는 것 같아요. 죄목은 똑같이 불법월경 조직 죄인데 유독 애들 아빠만 붙잡고 있는 것 같아 왜 중국과 석방문제를 협의 안 하는지 야속하고 서운해요.
그는 특히 부모님과 두 딸이 최영훈 씨가 석방되기를 애 타게 기다리고 있다며 부디 석방 될 때 까지 감옥 안에서 건강하게 잘 견디어 줄 것을 남편에게 당부했습니다.
김봉순: 애들이 많이 컸어요. 수지는 고등하교 2학년이고 작은애 선희는 초등학교 6학년입니다. 일단 마음을 비우고 하나님 의지하면서 차분히 기다리며 건강 챙겼으면 합니다. 가족 걱정은 하지 말고 그 안에서 건강하게 잘 있다 금방 나왔으면 좋겠어요.
김 봉순 씨는 이어 올해는 나오지 않을까 또 기대를 해 본다며 중국당국이 가족들의 슬픔을 헤아려 하루속히 최 영훈 씨를 가족들 품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원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