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6자회담서 북한의 핵폐기 초기이행조치 기대” -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오는 8일 재개되는 6자회담이 진전될 근거가 있다면서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한이 완전한 핵폐기를 향한 초기 이행조치를 취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거듭 말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힐 차관보가 차기 회담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지 않았습니까?

힐 차관보는 1일 6자회담 참석을 위해 아시아 지역으로 출국하기 앞서 국무부에서 기자 설명회를 갖고 8일부터 열리는 6자회담을 통해 북한이 완전한 핵폐기를 향한 첫 단계 이행조치를 취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Hill: What we hope to do in this round is to implement a first tranche of measures, which will be the beginning of the full implementation of the September (2005) agreement leading to full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어느 정도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핵페기 초기조치에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데요. 힐 차관보는 이번 회담이 진전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믿을만한 근거가 있다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모든 조치들을 한 번에 이룩할 수는 없겠지만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핵폐기를 향한 실질적인 조치의 시작을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Hill: We will not achieve full denuclearization but we hope get a substantial start.

하지만 힐 차관보는 회담 진전을 기대할 만한 구체적인 근거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 핵동결에 합의할 것이란 관측이 많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네, 일각에서는 북한 측이 이번 회담에서 영변 핵원자로의 가동을 중단하고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단 입국을 허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존 네그로폰테 미 국무부 부장관 내정자는 인사청문회에 나와 북한 핵폐기의 한 과정으로 북한의 핵동결 과정이 있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미국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여있는 북한 계좌를 일부 풀어주는 등 성의를 보이고 북한의 핵동결 동안 북한에 중유 등 에너지를 지원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과 미국의 대북금융제재 실무회담이 지난달 31일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는데도 6자회담 재개에 별 영향은 없는 것입니까?

네, 질문에 대한 대답에 앞서 청취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지난해 13개월만에 재개됐던 6자회담 이후 상황을 간단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6자회담에서 미국이 먼저 대북금융제재를 해제하지 않으면 핵폐기 문제는 논의조차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집해 회담이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었는데요. 그 후 올 1월 중순 베를린에서 북미 두 나라는 양자접촉을 통해 핵폐기와 금융제제 문제 등을 논의한 바 있습니다.

힐 차관보와 베를린 회동을 마친 후 북한 측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회담에 만족을 표시하면서 미국의 태도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김 부상은 또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북한 계좌 동결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도 북한이 핵폐기 협상에 응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모든 것은 변화는 것 아니냐고 답해 북한 측의 유연한 입장 변화를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6자회담의 최대 걸림돌이라 할 수 있는 이 문제가 힐 차관보의 오늘 기자설명회 때도 거론됐죠?

그렇습니다. 오늘 기자회견에서 힐 차관보에게 질문이 나왔는데요. 질문은 미국의 금융제재 해제를 핵폐기 논의의 선결조건으로 내세우던 북한의 입장이 변했냐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힐 차관보는 자신이 북한의 입장이 변했는지 여부를 언급하는 것이 도움이 될 지 잘 모르겠다며 직답을 피했습니다.

Hill: I'm not sure it's helpful for me to say they have changed their mind.

하지만 힐 차관보는 미국은 항상 금융제제 문제가 해결되기를 희망해왔고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의 불법금융행위 등이 근절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밝혀왔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 문제는 미 재무부 대표단과의 협상에서 해결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 밖에 힐 차관보가 기자회견에서 말한 주요 내용을 전해주시죠.

힐 차관보는 먼저 북한이 핵폐기에 대한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면서도, 중국 등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해 온 6자회담 참가국들의 지지를 얻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면 북한을 방문할 수 있다고 말해 방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또 북한과의 평화협정 체결 논의에 대해서는 북한의 핵 폐기가 먼저 이뤄져야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편, 힐 차관보는 2일 워싱턴을 출발해 남한과 일본에 이틀씩 머물며 6자회담 전략을 논의한 뒤 베이징에 도착해 8일부터 6자회담 논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