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마이클 헤이든 중앙정보국장이 지난 27일 남한 국방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작년 10월 북한의 핵실험은 실패였던 만큼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Bruce Klingner) 선임연구원은 헤이든 국장이 한반도 비핵화의 필요성을 재확인한 것이지, 북한의 핵무기 능력에 대한 기존 평가에서 한 발 물러서려는 뜻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의 마이클 헤이든 국장이 일본을 거쳐 지난 26일 극비리에 남한을 방문했습니다. 지난 90년대말 주한미군 사령부 부참모장을 지낸 바 있는 헤이든 국장은 남한의 김만복 국가정보원장과 김장수 국방장관 등을 만나 북한의 핵시설과 북한군 동향 등에 관한 정보를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한 중앙일보는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헤이든 국장이 김장수 국방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작년 10월 강행한 핵실험은 실패였기 때문에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헤이든 국장이 북한의 핵실험을 실패로 규정한 근거가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미국 국가정보국은 작년 10월 북한이 지하 핵실험을 실시했음을 공식확인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국가정보국은 대기 시료에서 탐지된 방사능 물질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함경북도 풍계리 근처에서 지하 핵실험을 실시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이 성공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핵실험 폭발력이 1 킬로톤 미만에 그쳤다고만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헤이든 국장의 이번 발언은 미국 정보기관 안에서 북한의 핵실험을 실패로 결론지은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Bruce Klingner) 선임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북한의 핵실험이 실패했다는 헤이든 국장의 발언에 대해 엇갈린 해석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어떤 맥락에서 그런 발언이 나온 것인지 또 발언 내용이 정확히 전달됐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Klingner: (He may have spun Hayden's comments to suggest the US was backing away from the nuclear estimate.)
"남한 국방부 소식통이 헤이든 국장의 발언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거나, 이 소식통이 북한의 핵무기 능력에 대한 기존 평가에서 미국이 한 발 물러서고 있음을 암시하기 위해 헤이든 국장의 발언을 일부러 잘못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사대로라면 헤이든 국장의 발언은 북한이 핵실험에 실패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신세인 만큼, 그동안 쌓아둔 핵물질이나 핵무기 장치에 대해 미국이 눈감아줄 수 있음을 드러낸 것으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미국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인 북한자금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바꾼 것처럼, 북한과의 핵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어떠한 대가도 치르겠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죠.
반대로 미국은 북한의 주장에 상관없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고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를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두 번째 해석이 맞는 것 같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도 이같은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는 만큼, 헤이든 국장이 이런 미국의 뜻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중앙정보국장은 대북정책의 방향에 관한 신호를 전달할 입장에 있지 않습니다."
한편 작년 10월 북한이 강행한 핵실험 규모는 미국이 지난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뜨린 원자폭탄의 10분의 1도 안되며, 5~15 킬로톤의 폭발력이 발생하는 통상적인 핵실험과도 크게 차이가 납니다. 이 때문에 핵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의 핵실험에 뭔가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핵실험 직후 북한을 방문했던 미국의 지그프리드 헤커 로스알라모스 연구소 명예소장은 북측이 단순한 성능을 지닌 핵무기 장치를 실험한 것으로 보이며, 완전하지는 않지만 성공적인 핵실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워싱턴-김연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