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출신 컴퓨터 강사 - 허금이 씨 (1)

200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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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 중국을 거쳐 남한에 들어온 탈북자 허금이 씨는 현재 남한에서 탈북자들을 대상으로한 컴퓨터 교육을 담당하는 선생님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컴퓨터를 만져보지도 못했다는 허금희 씨는, 하루에 6시간 씩, 일주일에 다섯 번 컴퓨터 중급반과 고급반 자격증 과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허금이 씨의 이야기를 1,2부로 나눠 보내드립니다. 이 시간에는, 그가 남한에 와서 컴퓨터 강사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방송해 드립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퇴근을 하고 가족들과 한가한 저녁시간을 보낼 무렵 서울시 양천구 신월동에 위치한 한빛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10여 명의 탈북자들이 컴퓨터 배우기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학생들 사이로 자그마한 체구를 한 여자 선생님이 보입니다.

선생님은 학생 하나하나를 일일이 돌아보며 질문에 답합니다. 쉴 새 없이 질문이 쏟아지는 데도 선생님은 짜증한 번 내지 않습니다. 북한에서 컴퓨터를 전혀 접해보지 못한 그도 3년 전 똑같은 과정을 겪으며 컴퓨터를 배웠기 때문입니다.

탈북자 출신 컴퓨터 선생님 허금이 씨는 지난 2002년, 먼저 남한에 들어가 있던 남편과 아이를 만나기 위해 탈북했습니다.

허금이: 2002년 1월, 2002년 1월에 하나원을 나왔습니다. 그 때는 저는 이분들처럼 금방 사회에 적응을 못했어요. 7개월을 집에서 앓았거든요. 중국에서 한 15일 체류하다 보니 남한을 선호해서 온 게 아니라, 오직 아빠랑 애들이 남한에 먼저 와 있어서, 맨 마지막으로 고생은 안하고 바로 왔거든요.

그런데 와서 적응이 안되더라구요. 올 때까지 내 직업을 가지고 일 하다 보니까, 여기 오니까 내 직업도 아무것도 없고. 하루아침에 다 잃어버린 심정이 들어서, (북한에) 가고 싶더라구요. 도대체 내가 뭘 하며 어떻게 살아야 될지 너무 막막한 거예요.

허금이 씨는 그러나 어린 자식들을 보며, 뭔가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남한에서 직장을 구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허금이: 애들 둘 남자에 있는데, 내가 엄마가 돼가지고 애들 봐서라도 정신을 차려야지 하는 생각이. 그래 직업을 찾으려니까 애초에 회계일만 한 15년 이상했거든요. 그러니까 여기 와서, 어디 식당가서 일하는 것은 말도 안 되잖아요.

그래서 내가 했던 일이 회계 쪽 이니까 그 쪽으로 하려고 보니까 여기는 재무, 원가 등은 제가 배운거라, 틀만 크다 작다 뿐이지 원리는 같아 괜찮은데 세율이 너무 복잡한 거예요. 그래도 이쪽 일을 하려면 세율 관리를 해야 하니까. 일단은 컴퓨터를 배우면서 그 쪽을 좀 봤어요.

근데 제가 나이가 안되더라구요, 취업할 나이가. 세무사무소 가면은 일단 나이가 30이 젤 나이 많은 걸로 되어 있는데, 저는 40이되는데. 이것도 안 되겠다 싶더라구요. 그래도 일단은 컴퓨터를 배우면 어디 길이 있겠지 해서 배웠는데.

허금이 씨는 한국정보문화진흥원에서 하나원을 퇴소한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보화 교육 과정, 1기생으로 들어갔습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컴퓨터 배우기에 열중한 덕에 컴퓨터 자격증도 몇 개 취득한 그에게 컴퓨터를 가르쳐보지 않겠냐는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허금이: 한국정부문화진흥원에서 탈북자 교육이 있었어요. 제가 1기로 가서 다시 공부하다 보니까 거기 박문우 과장님이. 그 분 저희 이탈주민한테 참 관심이 많으세요. 항상 그 분 생각하면 감사하고, 그 분 때문에 제가. 그 분이 한 번 강사로 일해보지 않겠느냐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시켜주면 한다고 해서. 비교적 쉽게 적응을 한 거예요.

처음에는 남한 사람들을 교육했다는 허금이 씨는, 남한에도 컴퓨터의 기초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에 다소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허금이: 처음에 젤 놀란 것이 여기 사람들 다 컴퓨터 잘하는 줄 알았잖아요. 근데 딱 (가르치러) 갔는데 30대 중반 아주머니들이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이해가 안 가더라구요, 이 사람들이 왜 왔을까. 근데 정말 타자도 못치고, 아무것도 모르시더라구요. 애들한테도 무시당하고 해서 오셨다고 하더라구요. 그 분들 배워주면서 아주 기초에서부터.

이후, 한빛종합사회복지관 등 몇 곳에 탈북자를 위한 컴퓨터 강의가 따로 신설되면서, 탈북자들의 컴퓨터 교육을 맡게 됐습니다. 허금이 씨는 하나라도 더 배워 남한 사회에 빨리 적응하려는 탈북자들을 보며 같은 탈북자로서 애착이 가 더 열심히 가르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그에게 남한 정보통신부는 지난 6월정보화 유공자상을 수여했습니다.

이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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